주식시장
주식시장
  • 승인 2004.07.26 14: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종합주가지수가 지난 4월23일 936.06을 정점으로 3달에서 아흐레가 빠진 81일만인 7월13일 736.57로 약 200포인트가 내려갔다. 정확히 199.49 포인트다. 그런데도 주가가 아직 바닥을 치지 않았다는 주장이 우세한 모양이다. 외국인들의 매수 전환 분위기도 잡히지 않고 있다.

 외국인이 주가를 끌어올리면 무조건 따라 올라가다가도, 외국인세가 일단 매도쪽으로 돌아서면 하루 아침에 내리갈기는 근래의 경향을 감안할 때, 당분간 외국인 매수세력화 움직임이 보이지 않으면 주가는 더욱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게 현재로서 가장 근사한 전망이다.

 이는 믿을 수 없는 주식시장 동향을 바라보면서, 믿을 수 없는 시장 중개인(증권회사)과 갈팡질팡하는 애널리스트 및 정책당국 사이에서, 고객들이 요행수를 던지고 기다리는 형국이다. 속된 표현으로 미쳐 환장한 자들이 충혈되거나 허옇게 뒤집어까진 눈으로 주식시장의 불규칙한 진동에다 송곳을 들이대고 찍을 준비를 한 채 노려보고 있는 것이다.

 그게 다 믿을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증거다. 오직 내 행운과 마음속 가상의 노림점에 의존할 뿐이다. 그래서 주식은 도박 잘하는 자가 경제학박사보다 훨씬 더 성공하는 판일 수 있다. 불민한 일반이 어느 순간에 주식을 사려고 덤벼드는지를 가장 기민하게 캐치하는 자가 성공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박식한 학자나 유능한 전문가라 할지라도 인간의 팔려는 궁박 심리와 사려는 탐욕심리를 모른다면 맨날 경기가 좋아지므로 주가는 오를 것이라는 빈총, 공포의 나팔 불기에 그칠 뿐이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주식시장이 자본주의의 꽃’임에는 틀림없는데 역시 자본주의는 도박성과 사기(斯欺)성을 배제하고는 성립하기 어려운 종류의 이념이다.

 사람은 속이고 속는 것. 가장 인간적인 것은 속이려는 속성에 젖어 한수 더 뜨는 자에게 속임당하는 것. 그것이 자본주의의 꽃이자 주식시장의 동력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