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에게 小自然을 가르치자
청소년들에게 小自然을 가르치자
  • 태조로
  • 승인 2004.07.27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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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이 되자 가정마다 전쟁이 한창이다.

 이 방 저 방 책과 옷가지들이 널려있고 엄마는 아이들 꽁무니를 따라다니며 치우느라 땡볕 더위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혹독한 전쟁을 치르고 있다.

 학습면에서도 마찬가지다.

 학교생활 중 부족한 과목을 보충하느라, 2학기 선행학습하느라 아이들도 바쁘다. 2∼3개의 학원을 왕래하며 고단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일부 아이들은 다양한 수련회와 캠프를 떠나기도 한다.

 이렇듯 아이들은 학교생활에서 해방되기는 했지만 또 다른 굴레 속에 갇혀 나름의 힘든 시간을 보내는 것이 방학이다.

 필자가 어렸을 적 방학은 이런 모습이 아니었다. 남원 광한루 앞 요천수에서 온몸이 깜둥이가 되도록 멱을 감았다. 풀밭을 뛰어다니며 개구리며, 메뚜기를 잡고, 물고기를 잡았다. 밤이면 채반지를 들고 다슬기를 잡았다.

 또 한여름 밤이면 또래들과 결사대가 자연스레 결성된다. 야음을 틈타 얼굴을 숯검정으로 범벅을 시킨 후 과수원 울타리 틈새를 비집고 침입한다. 수박과 참외서리를 감행했다. 마치 잘 훈련된 특수요원이 적지에 침입하는 것과 조금도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우리들의 결전을 어르신들은 이미 간파하고 길목을 잡고 있었다. 매번 과수원 할아버지에게 붙잡힌다. 30여 분 정도 벌을 받으며 모기들에게 헌혈을 하고 나면 할아버지는 붙잡힌 우리를 오두막에 앉혀놓고 ‘세상살이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다. 우리가 서리한 수박과 참외를 깎아주시면서….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됐다. 오히려 손해배상을 안 하는 것만도 다행인 세상이 됐다. 주위를 둘러봐도 좀처럼 아이들에게 필자가 자연스럽게 겪으며 자란 추억을 넘겨줄 그런 기회가 사라진 것이다. 현실이 너무나 각박하기만 하다는 데 생각이 미치자 마음이 저려온다.

 우리네 아이들이 이러한 정감과 추억을 가질 수 있게 하고 싶다.

 그런 연유로 각종 단체와 기관들은 방학 때만 되면 캠프나 수련회를 기획해 아이들을 상대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어른들이 유년시절 겪으며 느꼈던 자연의 뭉클함 느낌을 전하기 위함에서 일게다. 또 온실 속의 화초(花草)처럼 외풍(外風) 없이 자라고 있는 아이들에게 극기(克己)와 협력(協力), 그리고 사회가 요구하는 지도자(指導者)가 갖추어야 할 몇 가지 덕목을 기르기 위함에서다.

 필자는 성인이 되어 ‘초아의 봉사’을 발현하는 로타리안이 됐다. 사십 고개를 넘어서고도 몇 해를 넘긴 지금. 필자는 로타리안이 된 후 나보다 못한 여건 속에서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이들에게 눈길과 손길을 보낼 수 있는 사랑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남을 돕는 것은 남에게 기쁨을 주기 앞서 봉사자 스스로 기쁨을 체감케 한다. 놀라운 마력(魔力)이다.

 국제로타리 3670(전북)지구에서는 자라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수련회를 매년 실시하고 있다.

 ‘청소년 지도자 양성을 위한 수련회’ 성격으로 운영되고 있는 ‘RYLA(라일라)수련회’가 그것이다.

 RYLA수련회는 미래사회를 책임질 청소년들에게 로타리의 기본이념을 교육하고 화합과 초아의 봉사, 그리고 더불어 사는 세상을 인식시키는 훌륭한 교육프로그램이라고 필자는 자부한다. 또한 RYLA는 지역사회의 젊은이들이 지도자의 자질과 민주시민의 소양을 개발하고 개인적인 발전을 이룩하고자 하는 수련회이기도 하다.

 특히 RYLA수련회는 빠른 변화속게 다양한 지식을 요구바는 청소년들에게 무한한 희망과 용기를 갖게하는 청소년 지도자 양성 프로그램으로 그 역사 또한 길다.

 필자는 올해 국제로타리3670지구 RYLA 위원장을 맡게 되면서 더더욱 어린 시절 섬진강 상류인 요천수에서 자란 추억을 자라는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다. 40∼50대 중·장년들은 필자와 유사한 추억들을 마음 깊숙한 곳에 갈무리한 채 경쟁과 불신로 점철된 현실세계와 외로운 전쟁을 벌이고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메마르지 않은 정서를 간진하고 있는 것은 어린시절 자연속에서 소자연으로 자랐기 때문일 것이라 필자는 생각한다.

안승목<국제로타리 3670지구 RYLA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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