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라한 변산해수욕장 누구 책임인가
초라한 변산해수욕장 누구 책임인가
  • 승인 2004.08.03 21: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어제 본보 1면에 보인 전북 변산과 충남 대천 해수욕장의 모래사장 주변시설 및 풍광 사진은 한 마디로 지난 60-70년대의 피난민 천막촌과 21세기 현대화 대비로 착각케 한다. 관광전북의 허망하고 초라한 실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엄연한 전북의 대표적 관광지 실태가 이러하다면 이는 된될만한 이 지방 관광자원의 관리에 구멍이 ‘펑’ 뚫렸다는 위기에 다름아니다. 이런 결과에 이르기까지 물론 이유는 많이 있을 것이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16년 동안 공원내부개발 규제에 묶여 공중변소 한간 마음대로 개축할 수 없는 실정이기도 했다.

 국립공원 관리공단은 말 그대로 관리 주체이어서 최소한의 관리유지에 필요한 시설물 개보수에 임할 뿐이지 실질적인 관광자원 개발이나 발전정책에는 전혀 상관이 없어도 괜찮게 되어 있다. 변산해수욕장에서는 가장 번듯하고 근사한 건물이 2층의 공원관리공단 사무실이고 수십년 된 낡은 공중변소라는 자학적 목소리가 나오는 지경이다.

 그러면 정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이 변산해수욕장 퇴락의 원흉이자 전적인 잘못을 저지르고 있고 지방은 일방적으로 피해만 입고 있었단 말인가. 그렇지는 않다. 실례로 작년 미스변산선발대회를 원전센터 반대측에서 원천 봉쇄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아 해수욕장 행사를 육지에서 치러야 했던 것과 같은 자승자박적 발전저해행위가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관광지에 사람이 오게끔 유인책을 쓰는 게 관광정책의 기본이라 한다면 사람을 못 오게 하고 나아가 쫓는 행위는 관광사업을 영위하지 않겠다는 책동이다. 공교롭게도 정부의 태업과 현지의 적극적 손님쫓기가 병행되는 형국인데 관광개발이 죽을 것 도한 뻔한 이치이다.

 거기에 중앙방송은 전국에 흐르는 전파에 전북 사람들이 대천해수욕장의 시설과 풍경을 찬양하면서 그리로 몰려가는 소식을 태워 보낸다. 모래를 다른 곳으로부터 퍼올 필요가 없는 변산을 뒤로하고 다른 곳에서 모래를 퍼날라 인공으로 해수욕장을 유지하는 대천해수욕장을 예찬하는 속알머리없는 전북인을 영상으로 해서 말이다.

 전북인 자신들이 변산을 망가뜨리고 있는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