立 秋
立 秋
  • 장용웅 주필
  • 승인 2004.08.06 16: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늘은 24절기 중 열세 번째인 입추(立秋)다. 대서와 처서 사이에 있는 입추는 말 그대로 가을이 열린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도 찜통 더위와 폭염에 시달려온 우리로서는 입추라는 말에 어딘지 모르게 가을의 향수에 젖는다. 35도가 넘는 무더위도 오늘부터는 한풀 꺾인 느낌이며 왠지 그늘 속의 감각도 예전과 달리 생각된다.

 ▼벌써 들녘은 오곡들이 무럭무럭 자라 마지막 결실의 준비를 서둘고 있고 엊그제까지만 해도 파란 모습을 자랑하던 벼가 꽃을 피우고 잉태하는가 하면, 감이나 대추 등 과일들도 살이 올랄대로 올라 탐스럽게 익어가고 있다. 그러고 보면 자연의 섭리는 한치의 오차도 없이 그들의 길을 찾아 열심히 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모래는 견우와 직녀가 맞난다는 칠석(七夕)이고 열흘 후면 백중(百中)이다. 칠석이 되면 장롱과 서가에 있는 것들을 햇볕에 내놓고 널어 말려 습기를 제거한다. 이것을 우리는 포세라고 하는데 좀과 탕을 없애기 위한 선인들의 지혜다. 또한 백중날엔 남녀가 모여 온갖 음식을 갖춰 놓고 노래와 춤으로 즐긴다. 이것을 우리는 백종일(百種日), 백중절(百中節), 중원일(中元日) 또는 망혼일(亡魂日) 이라고 한다.

 ▼그리고 백중날엔 시골에서는 백종장이 선다. 이날에는 머슴을 쉬게 하려고 돈을 주어 내보내면, 머슴은 종일 장거리에서 소일하며 하루를 쉰다.그외에도 씨름판이 벌어지고 놀이패들이 구성되어 농사를 지은 노고를 위로하고 그들의 공을 보답한다. 이러한 풍습과 전통은 농경사회를 더욱 풍요롭게 하는 사회적 유대감이라고 본다.

 ▼누구나 계절의 변화를 아쉬워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아무리 혹서가 맹위를 떨친다 해도 그것이 물러가면 어딘지 모르게 허전함을 느낀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풍요한 가을을 맞을 준비를 해야한다. 무엇인가 올가을 부터는 우리 경제가 나아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