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행정수도 국민여론 수렴됐는가
신행정수도 국민여론 수렴됐는가
  • 승인 2004.08.11 18: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해찬 국무총리가 11일 충남 연기.공주의 신행정수도 최종입지와 이전 일정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과반수의 국민이 수도이전을 반대한다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이고 보면 정부 계획이 과연 얼마나 현실적 추진동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낙관하기 어려운 국면이다.

 21세기 한민족의 통일수도, 국가경쟁력 극대화같은 거대담론은 차라리 사치스러운 대상이 될 정도로 수도이전이 제대로 공론화되지 못하고 있는 측면도 그러한 분위기를 일조하고 있다. 더구나 헌법재판소에 위헌 본안소송과 신행정수도건설추진위원회 활동을 중단하는 가처분소송까지 제기해 놓은 상태에서 신수도의 운명은 어떤 확실성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태다.

 실제적 추진에 있어서도 신행정수도 국제현상공모는 1-2개월 동안에 응모자 등록이 실시되고 4개월만에 작품을 내도록 하는 초스피드로 진행되며, 2007년부터 5년간 공공청사 건립, 3년 동안 이전작업을 마치는 등 일찌기 보지 못한 과속의 양상이다. 한 나라의 수도가 이처럼 수월하게 진척되어 완공될 수 있다면 이는 지고의 선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재앙에 가까운 불행이 될 수 있는 까닭이다.

 우리는 수도이전에 아주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작은 일들조차 일반국민이 아닌 지극히 소수의 국민과 환경단체들에 의해 엄청난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사정을 현실로 목도하고 있다. 불과 1조6천억원 사업비를 들여 10년 기간을 잡은 새만금 방조제 공사는 그 기간을 훌쩍 넘겨 중단된 채 공사 지속여부에 재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노태우 정부에서 시작한 15년 공사의 경부고속철은 착공시 5조7천억원의 공사비가 7년후에는 15조7천억원으로 3배로 불고, 올4월 개통하면서도 대구-부산 노선이 완성되지 못함으로써 공사비 투입 확정액조차 나오지 않은 실정이다. 45조원의 정부 계획과 100조원 이상을 예상하는 야당과 민간분야의 차이 자체가 수도이전의 대역사가 어떻게 어설픈 모습으로 투영되고 있는지 반증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모든 현상들이 곧 국민여론의 수렴과 공감이라는 필수적 절차를 먼저 거쳐야 함을 강변해 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