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하는 문용주교육감
퇴임하는 문용주교육감
  • 이보원 기자
  • 승인 2004.08.12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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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시불여 지리, 지리불여 인화(天時不如地利, 地利不如人和).

 하늘의 운은 땅의 이로움만 같지 못하고 땅의 이로움은 사람의 화합된 마음과 같지 못하다, 즉 인화가 제일중요하다. 7년반동안의 교육감직의 퇴임을 앞둔 문용주 교육감은 맹자에 나오는 글귀로 교육자에게 인화가 무엇보다 중요한 덕목임을 강조한다.

오는 16일 퇴임식을 갖는 문용주교육감을 만나 재임기간을 회고해 봤다. 

  -7년반동안 전북교육의 수장을 역임하고 떠나는 감회가 남다르실텐데요.

 ▲돌이켜보면 저 자신 참 인복이 많았던 사람같아요. 윤석규 전교육국장, 현 주동식교육국장 처럼 훌륭한 분들 만났고 본청 장학관, 장학사, 사무관급 이상 간부들 모두 잘 만났습니다. 그분들 모두 맡은 부서일을 능동적으로 잘해 줘 제가 직무를 잘 수행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고마운 맘이 듭니다. 건강문제(스트레스성 말막힘증)가 없었더라면 좀더 많은 일을 했을 겁니다.

 어쨌든 총체적으로는 홀가분합니다. 

 -그동안 참 많은 일을 했습니다. 가장 큰 보람이라면 어떤 것이 있습니까.

▲제 스스로 입안한 교육시책들이 교육부 시책으로 채택돼 16개 시도 교육청에 확산된 것이 가장 큰 보람으로 남습니다. 대략 12개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전북도교육청에서 초등학교 학용품 무상지급을 처음 시작하자 2년뒤 교육부가 법으로 제정 전국적으로 시행에 들어갔어요. 또 우리가 표준학교운영비를 도입하자 1년뒤 교육부가 시책으로 채택 시행하기 시작했죠. 조직진단을 통해 IMF직전인 1997년 당시 교육연구원과 과학교육원을 전국최초로 통폐합하자 3년후 교육부가 양기관을 통합하도록 전국시도교육청에 지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각종 교육정책을 선도적으로 개발해 시행했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재임기간동안의 성과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12대, 13대 교육감으로 7년반을 재직하며 전국행정기관을 통틀어 각종 평가에서 1위나 2위를 한 것이 24번이나 됩니다. 시도교육청 평가 우수교육청, 교육정보화분야 우수교육청, 일하는 방식 개선 행정기관, 청렴도 우수행정기관, 생활지도 우수교육청 등등 참으로 일도 많이 했지만 좋은 성과를 거둔 것 것 같습니다. 청원 모두가 합심한 결과라 생각하며 거듭 사의를 표합니다.

  -교육감으로서 참 이것만은 힘들더라. 뜻대로 하지 못한 아쉬운점이 있다면.

 ▲교육행정은 미래성과 적법성, 당위성, 적정성이 중요합니다. 교육행정을 하다보면 본인들이나 집단의 이익만을 생각해서 이런 것을 깨뜨리는 요구가 왕왕있었죠. 앞으로 교육계에서 이런 것은 자제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북교육의 가장큰 현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물질과학문명이 지배하는 21세기에 우리나라 교육에 드리운 가장 큰 어두운 그림자는 인간성 상실의 문제라고 봅니다. 그래서 인성교육이 그 어느시대 보다 중요하고 인성교육을 또 확실하게 시행해야 합니다.

 또 국가의 영속적 발전을 위해 국가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해야 합니다. 학력관 자체를 성적위주에서 창의성과 적응성, 활용성으로 바꿔야 합니다.

 그래야만 우리교육이 바로 서고 국가의 미래가 밝아질 것입니다. 

 -고입 평준화문제라든지 교원평가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평준화문제는 보완돼야 마땅합니다. 학생들의 능력에도 수준이 있는 만큼 능력에 맞게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체제로 개선이 필요합니다. 학교에는 10%정도 선발권을 부여해줌과 아울러 학생들에게도 학교 선택권을 줘야한다는 소신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교원평가제 역시 시행해야 합니다. 교원들의 자기 연찬과 사명감 고취를 위해 교원평가제가 필요합니다.

유럽과 북미에서는 수십년전부터 시행해오고는 있는 좋은 제도입니다. 저항이 있다면 설득해야 합니다. 교단의 발문이 학생들의 창의성을 유발하는데 대단히 중요합니다. 

 -전북교육발전을 위해 조언을 하신다면?

 ▲교육감을 선출했으면 선출된 교육감을 정점으로 합일을 해줘야 합니다. 협동하고 믿어주고 밀어주고 힘을 실어줘야 합니다. 모함과 음해, 갈등을 야기시켜서는 안됩니다. 재임기간동안 약간은 외로움을 느꼈습니다(군산출신으로). 

 -교육가족들에게 당부하고픈 말씀은?

 ▲교육자는 학생 한사람 한사람을 위해 존재해야 합니다. 교사의 마음에 늘 사랑의 마음이 넘쳐야 됩니다. 교육자로서 자기 직업에 자긍심을 갖고 매진해야 합니다.

 마음속에 사랑이 메마르고 나태한 교사는 스스로 다른 직업을 선택해야 합니다.

  -교육감으로 재직하면서 좌우명처럼 삼았던 교육철학이 있다면?

 ▲맹자에 천시불여지리 지리불여인화(天時不如地利 地利不如人和)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늘의 운은 땅의 이로움만 같지 못하고 땅의 이로움은 사람의 화합된 마음과 같지 못하다, 즉 인화가 제일중요하다는 말입니다. 인화야말로 교육자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육자는 인화를 중시해야 한다는 것을 늘 염두에 두고 근무해 왔습니다. 

 -앞으로 계획은?

 ▲교육감 임기를 끝마치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서 그런지 건강이 크게 회복된 기분입니다. 당초에는 한 6개월 정도 휴식기를 가질 생각이었으나 아직은 고민중입니다. 학교로 돌아갈 생각입니다. 현재 고등학교와 대학등 5군데에서 콜이 있지만 아직 확정을 짓진 못했습니다.

퇴임하는대로 진로를 선택할 예정입니다만 교직에 복귀하는 것이 희망입니다.

 <문용주교육감은> 

 오는 17일 퇴임하는 문용주 교육감은 1,2기 교육위원을 거쳐 선거법 위반으로 도중하차한 염규윤 전 교육감의 뒤를 이어 만 46세에 첫 교육감에 당선된 뒤 재선에 성공하며 2대에 걸쳐 민선 교육감을 역임했다.

 재선거에서 교육감에 처음 당선되고 학교운영위원들의 첫 투표로 재선에 성공하면서 문용주교육감만큼 관운이 탄탄한 사람도 드물다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문용주교육감에게는 운도 따랐다.

 전임 교육감의 낙마에 이은 교육위원만의 투표에 의한 교황선출방식을 통한 교육감 첫당선, 그리고 재선에 성공한 뒤에 불거진 교장 인사와 관련된 뇌물수수의혹 등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고비때마다 격랑을 비켜가며 임기를 채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13대 임기의 중반을 넘기면서 나타난 스트레스성 말막힘 증세는 임기내내 그를 괴롭히며 직무수행에 적지 않은 지장을 주기도 했다.

 문교육감은 지난 1997년 제12대 교육감에 취임한 이후 퇴임때까지 7년반동안 전북교육의 수장으로 재직하며 전북교육발전에 적지 않은 족적을 남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98년 전국시도교육청 평가에서 우수교육청으로 선정된 것을 시작으로 3년연속 우수교육청으로 선정됐는가하면 제7차교육과정 준비 우수교육청, 교육재정운용 우수기관, 교육정보화우수교육청, 교수·학습지원센터 우수교육청, 일하는 방식 개선 우수기관, 2002년·2003년도 청렴도우수기관, 일하는 방식개선 우수기관등 각종 평가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최고 160억원까지 인센티브 예산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도교육청의 업무추진이 교육부나 중앙부처의 각종 평가와 교육부의 정책에 촛점이 맞춰지다보니 학생들의 학력증진 면에서는 다소 미흡했다는 부정적인 평가도 없지 않다.

 올해 쉰세살인 문교육감은 전북대 철학과를 나와 군산여상 교사와 서해대학교수 10년을 역임을 했다. 원광대에서 교육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지난해에는 동대학원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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