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괴변
중국의 괴변
  • 승인 2004.08.23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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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국책연구소가 최근 북한 체제를 직접 겨냥하여 공격하는 괴변이 발생했다. 특히 북한 정권의 ‘가족 세습제’는 중국으로서 거론 자체를 회피하였던 ‘금기’에 속하는 사안이었다. 느닷없이 북한에 핵폭탄을 쏘는 중국의 저의는 쉽게 짐작할 수 있지만 그 저의 속에 얽힌 복잡한 셈법은 그리 간단해 보이지 않는다.

 고구려사 왜곡만 해도 이미 상당한 기간 동안 준비하고 수순을 밟아온 사실이 드러나고 있거니와 이번 ‘세습제 금기’ 파계도 장기간의 주도면밀한 ‘공정’ 없이 끓이는 냄비가 아닐 것임은 분명하다. 그들이 북한 체제의 ‘국제 고아성’과 북한정책의 ‘정당성 부재’라는 치명적 약점을 이제 와서 새삼 들추는 협박의 행보가 어떻게 귀결될지 흥미있는 일이다.

 그러나 그것이 북쪽을 내치고 남쪽을 선택하겠다는 대한민국에 대한 일방적 경도가 아님은 그들과의 반만년 다툼의 역사가 그대로 말해 준다. 그것을 행여 남측에 대한 호의의 징조라고 김칫국부터 마실 수 있을 사안이 아님도 물론이다. 그러면 무슨 꿍꿍이 속이나 켕기는 점이 있길레 이런 변괴가 나왔을꼬.

 우선 생각할 수 있는 것은 고구려사 왜곡과 관련하여 중국의 팽창주의, 패권주의, 제국주의적 행태에 남북한이 공히 시비를 걸고, 특히 남한측에서는 탈북동포에 대한 중국의 야만국가적 처리 행태가 평화와 인권 그리고 인류정의를 표방하는 올림픽 정신에 위배됨을 들어 2008 북경 올림픽을 보이코트할 돌발사태를 중국이 간과하지 않았을 것이란 점이다.

 중국의 최대 현안인 대만의 독립 문제와 관련해서도 한국-일본-대만-베트남을 잇는 견고한 대만 방위선이 구축된다면 미국의 안보 우산 아래에서 중국이 대만을 무력점령하기는 진즉부터 틀린 일이 될 것이란 계산도 못할 리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왕조국가시대처럼 한반도를 위협할 처지도 아니다.

 이번 중국의 공갈에 김정일이 굴복해 또다시 민족배반의 야합으로 갈지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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