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에 540홀 골프장이라니
새만금에 540홀 골프장이라니
  • 승인 2004.09.01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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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바 ‘새만금 복합관광레저단지’ 구상에 들어있는 540홀 골프장 건설이 전국적인 시선을 끌고 있다. 얼핏 세계 제1의 새만금 방조제 구축에 이어 그 내부개발지에 그야말로 세계 제1의 대규모 골프장이 들어서니 통큰 전북의 통큰 사업이 또하나 시동될 개연성으로 평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땅의 크기나 골프 수요에서 대한민국이 이웃 나라보다 훨씬 작고 또 전북이 위.아래.옆 도에 비해 모든 면에서 빈약한 마당에 이러한 파격적인 골프장 시설 올인이 공감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다. 무엇보다 환황해권 중심의 첨단산업기지화가 목적인 새만금사업의 기본 구도를 망가뜨린다는 점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시도라 할 것이다.

 전북의 정책 당국자들은 새만금 간척으로 생긴 8천5백만 평의 대지가 어디다 쓸 줄 모를 만큼 한없이 넓은 것이어서 생각나는대로 싹둑싹둑 베어 써도 괜찮은 것이라고 곡해하고 있지는 않은지 모르겠다. 그 중에 2천만평쯤 골프장과 적당한 용도에 제공해도 아직 6천5백만평이나 남아있다는 느슨한 계산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항만을 시설하고 국제공항을 건설하고 포항제철만한 혹은 현대자동차만한 공장들이 들어서는 대규모 공단과 물류기지를 이뤄서 10만 이상의 인구가 사는 주거, 교육, 도로, 휴식공간 등을 마련하려고 할 때 과연 그렇게 여유를 부릴 수 있는 것인지 먼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고군산군도와 연계한 대단위 복합관광레저단지를 조성할 목적으로 그 부분의 진척에만 몰입함으로써 보다 장기적이고 기본적인 구상을 훼손하는 실수는 범하지 말아야 한다. 그건 그것대로 고군산군도와 새만금 방조제, 변산반도 국립공원을 잇는 관광벨트화 추진으로 한층 더 넓은 새만금 개발의 시야를 넓히는 개가를 올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540홀 골프장 발상이 자칫 새만금 프로젝트라는 역사적 대역사를 여지없이 흠집내어 실질적 결실을 거두지 못하게 하는 절름발이로 만들 소지도 배제하지 못한다 하겠다. F1그랑프리라는 큰사업을 작살내고 그 부지에 63홀 골프장을 짓는 것과 같은 오류를 되풀이할 수는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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