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처럼 더위에 시달린 때도 일찍 없었던 것 같다. 전주가 더위로 이름난 대구를 젖히고 전국에서 가장 뜨거운 여름을 기록했다. 전주의 평균 낮 기온이 34,9도! 그야말로 폭폭 찌는 불볕이었다. 대구의 33,1도보다 2도 정도가 높았다. 이런 전주의 뜨거운 열 지수는 지난 2001년과 2002년 여름철에도 최고기온이 대구보다 각각 0,6도와 0,9도 높았다.
▼이렇게 해서 여름더위 한국챔피언이 대구에서 전주로 옮아온 것이다. 안와도 될 것은 오고 와야할 1위는 오지않는 우리 전주다. 아무튼 어찌하여 우리 전주가 이렇게 뜨거워졌는가. 한 전문가는 급격한 도시화로 산림이 심히 훼손돼 녹지대가 점차 사라지고 있기때문이라고 한다. 여기에 아파트가 무분별하게 들어서는 등 개발일변도의 도시계획이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또한 도심을 가로지르는 전주천과 삼천천 주변에 대규모 고층아파트기 이어지면서 시내쪽으로 들어오는 바람통을 막은 것도 뜨거움의 일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무더위의 대명사였던 대구가 그 악명을 덜 수 있었던 것은 시가 "푸른 대구 가꾸기"운동을 전개, 10년 넘께 300만 그루의 나무심기를 성공적으로 수행한데 대한 댓가라는 것. 앞으로도 1000만그루를 더 심겠다는 것이다.
▼나무는 이처럼 도심을 푸르르게도 하고 더위도 쫓는 일거양득이 있다. 한 때 전주는 나무 한그루씩 없는 집이 없다하여 "푸르름의 도시" 녹도(綠都)로 불렀다. 그런 전주가 어찌하여 그 푸르른 녹지공간을 잃고 이런 "찜통"으로 변했는가. 도시의 푸르름은 비단 더위만 쫓는 것이 아니다. 도시미관과 정서에도 그 이상 보배로운 것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