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실패
올림픽 실패
  • 승인 2004.09.05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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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테네 올림픽은 우리 한국으로서는 실패작이다. 우선 금메달 13개를 따서 10위를 목표한 것이 이번 올림픽의 큰 윤곽이라면 그 큰 테두리부터 쭈그러들었다. 금메달수라는 골격이 어긋난 것뿐 아니라 경기 내용도 지난 시드니 대회에 이어 연석 최하 기록이다.

 올림픽 성적은 국력의 총합이다. 14억 인구 대국 중국이 세를 부린 건 그 인구와 최근의 국력 신장 측면에서 당연하다. 일본이 지난 8년의 부진을 씻고 육상, 수영, 체조 등 기초종목을 중심으로 옛 자리를 회복하고도 더 앞선 것은 역시 수년간 국정의 안정관리라는 기반에다 스포츠 과학의 체계적 이용이 성과를 거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러시아가 구소련 분리후 침체에서 벗어나 기반을 갖추는 모습을 보인 것이나 통일로 오히려 후퇴한 독일이 이제 혼란을 극복하고 국력에 걸맞은 모양을 가다듬은 듯이 비친 것이나 장기간 풍요를 누려온 호주의 약진 등 하나같이 국정이 안정된 나라들의 전력 증강이 눈부셨다.

 한국은 여전히 육상과 수영이 후진국 수준이고, 일부 투기와 구기, 양궁에서 강세를 보였던 수준이 그나마 지난 시드니와 이번 아테네에서 바닥이 나고 오그라든 인상이다. 여자체조 단체의 예선 탈락은 하릴없는 기초종목 후퇴의 상징이다. 이념과 정치투쟁에만 강한 386이 날뛰니, 사회 분위기가 장기적으로 흔들림없이 가고, 정직하고 근면한 실사구시 풍토에서 약기가 나타나는 스포츠나 경제가 잘 될 리 없는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다.

 그러나 와중에서도 잘 나간 것이 있다. KBS1,2와 MBC SBS 4개 방송국이 엄청나게 들이는 중계비와 인력 투입은 날이 갈수록 발전하고 약진하는 것같다. 한 가지 종목을 세 군데서 동시에 중계하는 꼴불견과 낭비는 시청자의 프로그램 선택권 자체를 박탈할 정도로 극성이다.

 한반도기 든 남북 공동입장이 무슨 큰일이라고 하루종일 떠든 것 보면 그것도 문제다. 어쨌든 그렇게그렇게 해 올림픽 실패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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