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24일부터 6일간 우리지역 상공업계 대표 17명과 함께 경제교류협력 및 투자유치사업의 일환으로 비교적 개발이 뒤떨어진 중국 서부지역인 사천성의 성도(成都)를 거쳐 티벳(西藏)자치구를 방문한 바 있다. 그곳에서 이영준 성도 한국무역관장과 티벳 정부의 로쌍 민정처장 등을 초청해서 투자유치 간담회와 산업시찰 등을 실시했다. 그 결과 이제 중국은 동부권개발 뿐만 아니라 서부권개발 프로젝트에 박차를 가하여 국토를 균형 발전시키는데 온 힘을 기울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사천성의 중심도시이자, 티벳과 가교역할을 하는 성도에 이틀간 머물면서 도심전체가 개발붐으로 활기가 넘쳐나고 있는 모습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김포공항에 버금 갈 공항시설과 인구 1천만 명의 중국서부의 최대 농업 생산지이자, 기계공업기지로서 전자와 화공, 핵 공업이 발달하여 1인당 GDP가 2천달러로 고성장을 이루고 있다. 아쉬운 것은 일본기업들이 한국보다 먼저 전 산업의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는 반면, 국내기업의 진출은 운수. 전자 의류 등 20여 개 업체가 진출하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삼국지로 유명한 유비의 묘가 있는 무후사와 시성(詩聖) 두보(杜甫)초당의 문화유적을 잘 가꾸어서 관광수입원으로 승화시키는 점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 같다.
4일 동안 머물렀던 티벳은 1951년 중국에 통합되면서 서장(西藏)자치구로 개칭됐다. 이제까지 미개발지역으로 남아있던 이곳에 청해에서 라싸를 잇는 1,160km의 청장공로(靑藏公路)가 이미 개설되었고, 2007년 완공목표로 1,110km의 청해-티벳을 잇는 철도가 개통될 예정이어서 획기적인 발전의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자원의 보고(寶庫)로서 향후 투자가치에 우리기업인들의 구미가 당기는 곳이었다. 광물의 종류만 해도 90여종에 달하며, 크롬철, 리튬. 동. 붕소. 마그네사이트, 중정석, 비소, 백 운모, 토탄, 석고, 소금, 유산나트륨, 도기토, 황, 칼륨, 빙주석, 금강석, 우정, 마노 등 11종의 보유량은 중국의 5위 권에 속한다. 특히 수력 에너지는 약 2억kw/h로서 중국의 30%를 차지하고 있으며, 지표 수자원은 13.5%, 빙하수자원은 3,300억 입방미터이다. 양팔정(羊八井)은 중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고온 증기 에너지 매장지로서, 지열을 이용하여 75,000kw/h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높은 온천지역으로서 관광객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산림자원도 무궁무진하다. 겉보기에는 온산이 헐벗고 황량한 모습같이 보이지만, 거대한 식물왕국이라 불릴 정도로 5천여 고등식물들이 북반구의 열대지역에서부터 한대지역까지 성장하는 원시산림의 완전성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관광자원도 또한 많다. 인구 40만명의 라싸는 티벳의 정치. 경제. 문화. 교통의 중심이자, 불교의 성지로서 수많은 관광객들과 순례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세계 7대 건축불가사의이자. 달라이라마의 겨울궁전인 포탈라궁은 3백여년 전 6년 동안 4천여 명을 동원하여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쇠를 녹여 부어서 기둥을 만들었다. 불당만 해도 자그마치 96개에 달하고 건물은 13층 높이로서 사원. 궁전. 성 등 세 가지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천혜의 요새지다. 달라이라마가 여름궁전으로 사용했던 노블랑카, 티벳 최초의 궁전인 조캉사원도 관광자원의 요람이다. 그러나 티벳은 1951년에 중국에 강제로 통합되면서 제14대 달라이라마는 인도로 망명을 해야만했다. 게다가 조캉사원은 한때 돼지우리로 사용해 이민족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히기도 했다. 그 뒤 중앙정부는 티벳인들의 독립에 대한 의지가 워낙 강하자 다른 자치구보다 5배가 넘는 군대를 주둔시키면서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여 현대화를 적극추진하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티벳인들의 자존심이자. 불교의 성지로 추앙받는 포탈라궁 앞 광장에 중앙 인민정부가 만든 서장지역합병기념탑이 감시병처럼 버티고 서 있다는 점이다.
아무튼 그동안 동부권 개발에 치우치던 중국이 성도, 서안을 비롯한 티벳 등의 서부권개발 프로젝트에 전력하고 있으며, 외국투자유치에 적극적이어서 앞으로 무한한 발전 가능성이 있는 곳이 아닌가 싶다. 또 무궁무진한 지하자원과 관광자원은 중국 경제발전의 밑거름인 동시에 우리기업들의 투자가치가 높은 곳이라 생각된다.
송기태<전주상공회의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