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사람을 공격한다 - 새집 증후군
집이 사람을 공격한다 - 새집 증후군
  • 송영석기자
  • 승인 2004.09.16 1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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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더위가 물러가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와 완연한 가을임을 느끼게 해주고 있는 요즘 새 집을 마련해 이사를 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새 집을 마련했다는 설렘과 함께 엄습해 오는 각종 알레르기성 질병. 그것은 어디에서부터 오는 것일까?

 새로 지은 집이나 막 인테리어 공사를 끝낸 건물에 들어가면 특유의 냄새가 코를 찌르며 목을 칼칼하게 하는 경험을 누구나 한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새 건물이니 당연하다’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이 경험이 사실은 심각해 질 경우 ‘화학물질과민증(Multiple hemical Sensitivity, MSC)’까지 일으킬 수 있는 ‘새집 증후군’이라는 것. ‘새집 증후군’은 이미 미국, 일본 등지에서는 1990년대부터 5대 환경문제로 부각되는 등 사회적 문제로 등장했다. 뒤늦게 우리나라에서도 오는 5월 30일부터 환경부가 인체에 유해한 오염물질이 방출되는 자재를 마감재로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입주 직전부터 실내공기의 질을 유지하도록 ‘다중 이용시설 등의 실내 공기 질 관리법’을 시행하기로 하는 등 새집 증후군 문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새집 증후군은 무엇이고,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새집 증후군(Sick House Syndrome)이란?

 새집 증후군(SHS)은 건물에 쓰인 자재나 페인트에서 나오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 포름알데히드(HSHO) 등의 화학물질이 사람에게 두통, 알레르기 등 각종 질병을 일으키는 생활공해이다. 특별한 질병이 없던 사람이 새집이나 수리한 집에 살기 시작하면서 두통, 아토피성 피부염, 호흡곤란, 피로, 천식, 비염, 천식 등을 앓는 경우를 주변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새집에서는 특히 시멘트에서 뿜어져 나오는 암모니아 가스가 위험요소다. 새로 지은 콘크리트 건물에서는 눈이 따가우며 코가 맵고 목이 칼칼해 지는데 이는 암모니아 가스가 눈, 코, 인후의 점막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건축자재 뿐 아니라 가구, 싱크대, 벽지, 타일, 장판, 천장 등의 마감재와 단열재에는 발암물질인 벤젠, 톨루엔, 자일렌 등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다량 포함돼 있다. 시공과정에서 사용된 접착제, 페인트 등도 마찬가지다. 이들을 지속적으로 흡입하면 소화기, 신경계, 호흡기 장애는 물론이고 간이나 신장 등에도 장애를 일으킬 만큼 위험하다.  

 ▲새집 증후군의 증상

 새집 증후군은 집 안의 공기 오염에 의한 반응 가운데 화학물질에 의한 반응으로 주로 기침을 하거나 목이 쉬고, 두통이 생기거나 쉽게 피로감을 느끼기도 하며 드물게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알레르기성 질환들이 증상으로 나타난다. 그대로 방치할 경우 아토피성 피부염, 천식 등 알레르기성 질환이 발생하거나 악화될 수도 있으며 두드러기의 일종인 맥관부종이 나타날 수도 있다. 특히 맥관부종은 심하면 기도의 부종으로 사망할 수도 있는 심각한 질환이며, 기관지 천식의 발작은 상황에 따라 응급상황을 일으킬 수도 있으므로 반드시 주의해야 한다. 더구나 심한 경우 화학물질이 닿기만 해도 생활이 불가능해지는 화학물질과민증에 걸릴 위험도 높아지게 된다. 화학물질과민증에 걸리면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짐은 물론 작은 자극에도 대처할 힘이 없어진다.  

 ▲가정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새집 증후군 예방법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가장 중요한 것은 환기라고 입을 모아 이야기 한다. 연세대학교 환경공해연구소장 신동천 교수는 “무엇보다 친환경적인 건축자재를 사용하는 것이 우선이다”라며 “일반 가정에서는 적절한 환기와 불필요한 화학물질 생활용품의 사용을 줄이면 충분히 예방가능하다”라고 말한다.

 환기는 하루에 두 번 오전 10시 이후, 오후 9시 이전에 주로 낮 시간대에 하는 것이 좋다. 너무 이른 시간이나 늦은 밤에는 외부의 오염된 공기로 인해 제대로 된 환기가 어려우니 피하는 것이 좋다. 실내공기와 외부공기를 완전히 바꾸도록 베란다의 창문과 반대편의 창문을 최소한 10분 정도 열어놓는다. 평소에도 창문을 약간 열어 외부 공기가 계속 들어오도록 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특히 가스사용이 잦은 주방이나 다용도실의 창문을 열어두도록 한다. 사람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이산화탄소도 밀폐된 공간에서는 두통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어 환기는 필수적이다.

 온도와 습도도 중요하다. 코, 눈, 목 등의 점막이 자극돼 따가움을 유발하는 증상은 온도가 높을수록, 습도가 낮을수록 심해지기 때문. 실내온도는 18~22도, 습도는 55% 전후가 적당하다. 겨울에는 조금 춥게 느껴질 수 있는 온도로 실내에서도 스웨터를 걸쳐 입을 정도가 적당하다.

 새 건물에 입주하거나 새로 인테리어를 한 집은 이사 가기 전 2~3일 동안 고온 난방해 벽지, 바닥재, 가구 등에 배어있는 휘발성 화학물질이 날아가도록 한다. 

 ▲적절한 식물을 이용해 새집 증후군에서 벗어나자

 새집 증후군을 예방키 위해선 환기를 자주 해 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공기를 정화시켜 주는 기능을 하는 식물을 적절히 배치해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실내에 잎이 큰 식물을 가급적 많이 들여놓는 것도 크게 도움이 된다. 키가 1m를 넘고 잎이 넓은 관엽식물을 실내에 배치하면 공기오염 물질과 냄새 제거, 음이온 발생, 전자파 차단, 소음 차폐, 심신 안정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식물이 뿜어내는 산소는 공기청청기 이상의 효과를 낸다. 특히 식물의 유해물질 분해 능력은 잎의 크기에 비례하므로 가급적 잎이 넓고 큰 식물을 많이 들여놓는 게 좋다. 국화, 파키라, 잉글리시 아이비, 보스턴 고사리 등을 전체 실내 용적의 3~10% 배치하면 새집증후군을 효과적으로 극복할 수 있다.

 또한 식물은 산소와 수분을 배출해 자연스럽게 습도가 조절되므로 훌륭한 가습기가 되기도 한다. 식물이 실내 공간의 5~10%를 차지할 경우, 습도는 20~30%나 올라간다. 이 이론은 25평~30평형 아파트에 1m 높이의 잎이 달린 녹색 식물 4~5그루만 있으면 가습 효과를 발휘한다는 결론에 나온다. 더불어 여름에는 실내온도를 2~3도 낮춰주고 겨울에는 반대로 2~3도 높여주는 등 온도 조절 기능도 탁월하다.

 또 여러 전자 제품에서 배출되는 전자파도 흡수하며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을 줘 식물을 놔두면 정신적 피로가 줄고 집중력이 높아지며 혈압이 떨어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가정에서 키우기 적합한 관엽식물에는 벤자민, 고무나무, 디펜바키아, 산세베리아, 파키라, 개운죽, 스킨답서스 등이 있으며 종려국, 관음죽, 황야자나무, 접란, 스파티필럼, 네프롤레피스, 드라세나 등도 대표적인 공기 정화 식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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