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문제 방관할 수 없다
청소년 문제 방관할 수 없다
  • 태조로
  • 승인 2004.09.17 17: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요즈음 청소년 범죄가 부쩍 늘어가고 학교 폭력과 집단 따돌림이 그 방법과 도를 넘어 사회의 큰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감성이 풍부하고 미래에 대한 꿈과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강렬한 청소년들이 가정과 학교와 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사회의 문제가 되고 있다니 걱정이 아닐 수 없다. 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학교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답한 학생들이 전체의 16.8%나 되었으며 또 다른 설문조사에서도 학교를 때려치우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고 답한 학생들이 51%나 되었다고 한다. 왜 학생들은 학교와 선생님을 신뢰하지 못하고 자꾸 부모님의 품에서 벗어나려고만 할까?

얼마 전 사춘기의 방황을 재미있고 감동적으로 표현한 뮤지컬 '터널'에서 주인공인 민구가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이성에 대한 호기심 그리고 가족과의 갈등 등 사춘기의 통과의례를 잘 헤쳐 나가는 모습을 보고 이 뮤지컬에 출연한 한 배우가 자신이 겪었던 사춘기 시절이 불현듯 생각나서 얼굴을 붉힌 적이 있었다는 신문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사춘기는 누구에게나 거치는 통과의례 같은 것인데 요즈음의 학생들이 겪고 있는 사춘기는 기성세대들이 겪었던 것과는 그 양상이 무척이나 다른 것 같다.

청소년단체의 조사에 의하면 몇 년 전까지도 년 6만에서 7만 여명이었던 가출 청소년이 최근에는 그 수가 더해 10만 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들이 거리를 방황하며 겪게 되는 일들은 눈에 보듯 뻔하다. 폭력과 범죄와 성 매매 등 기성세대들이 깜짝 놀랄만한 일들에 빠져들어 우리 사회를 놀라게 만들고 있다. 학교 폭력과 집단 따돌림도 또한 수그러들지 않고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으며 그 수위와 방법도 더 심해져 가고 있다. 오죽 하면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어 오는 7월 29일부터 시행한다고 하겠는가? 우리의 교육현장이 어쩌다 이렇게 까지 되었는지 생각할수록 서글퍼진다.

이러한 원인은 청소년들의 개성과 자질이 무시되고 입시와 성적위주로만 나가고 있는 교육현장,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한 가정의 파탄, 진실한 대화와 사랑을 나누기보다는 맹목적인 기대와 반감이 맞부딪치는 부모와 자녀관계, 눈만 뜨면 보고 듣게 되는 우리 사회의 온갖 병폐, 여기에 청소년들에 대한 사회의 무관심이 이들을 더욱 병들게 만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래서 나는 이런 문제들의 해결을 위해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당사자들인 청소년들은 자신의 존재를 소중히 여기는 가치관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비전을 세우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부모세대들이 이루어 놓은 부와 명예를 이용해서 세상을 살아간다는 일이 이제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고 매사에 인내하며 역경을 이겨내고 사회의 한 일원으로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잘 수행해 나갈 수 있도록 청소년 시기를 의미 있고 알차게 보내야 한다.

교육당국은 말로만 창의적이고 개성 있는 교육을 실현한다고 하지말고 학생들이 실제로 자신의 적성과 자질을 기를 수 있도록 교육환경을 바꾸고 현실성 있는 교육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그리고 학교 내에서 학생들의 욕구를 분출할 수 있는 기회와 공간을 마련해주고 이들에게 수직적인 관계에서 형성되는 관심이 아니라 수평적인 관계에서 나오는 사랑과 관심을 끊임없이 쏟아 주어야 한다.

가정에서는 부모와 자녀간에 진실한 대화와 관심과 애정이 필요하다. 자녀에 대한 과다하고 맹목적인 투자만 할 것이 아니라 자녀들과 진실한 대화를 나누고 사랑과 관심을 준다면 이는 그 어떤 투자보다도 장래가 확실히 보장되는 가장 가치 있는 투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는 청소년들의 생각과 개성을 존중하며 그들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이들이 가지고 있는 젊음과 끼를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공간과 기회 그리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주어야 하며 진실한 사랑과 관심을 줌으로써 더 이상 우리 사회에서 청소년 문제라는 단어가 존재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해야 할 것이다.

박용성<군산대학교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