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순환(空 循環)
공 순환(空 循環)
  • 승인 2004.09.19 14: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제공항처럼 시작에서부터 중반부에 이르기까지 말많다가 유야무야되는 수수께기같은 국책사업도 없을 것이다. 장영달 의원이 며칠전 도의회 출입 기자와의 간담회에서 김제공항이 건설될 경우 항공수요가 적어서 항공사들이 노선을 운항하기 어려운 입장이라고 전하였다. 공항을 만들어도 손님이 없으면 항공사들이 오지 않을테고 그리되면 건교부는 쓸데없이 적지 않은 투자비만 버리게 된다는 말이다.

 그 동안 2020-30년까지 장기간에 걸친 여객 수요 예측과 전주를 중심한 익산, 군산, 김제, 정읍, 남원 그리고 동계올림픽을 겨냥한 무주에로의 외국인 여객 유입까지 내다본 김제공항 추진이었기 때문에 그러한 광범한 범위의 시야에 묻힌 기대와 희망이 실제적으로 허구가 되어 버린 셈이다.

 전북도민들이 숙원사업으로 여겼던 항공오지 탈출과 관광을 위한 인프라, 전주지역 발전 핵심사안이 이렇게 해서 일단 허공으로 날라가니 원전센터와 더불어 전북도민들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되었다. 사업을 본궤도에 올렸던 유종근 전지사와 당시 전주 국회의원이던 현 정동영 통일부 장관, 김완주 전주시장 등 추진 중추세력들의 체면도 확 구겨져 버렸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장영달 의원 체면 구겨지기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지금 와서까지 상황을 우물쭈물 감춘다거나 모르쇠로 입닫아 버림으로써 물정모르는 여론이 김제공항 왜 지지부진한가고 아우성치게 하는 죄에서는 벗어났다고 할 수 있다. 장의원이 그런 점에서 확실한 역할을 했다.

 그런데 문제가 여기서 끝나지 않는 것이 진짜 문제다. 그렇다면 앞으로 20-25년 후까지도 항공기가 이륙하지 못할 정도로 이 지역의 낙후가 그대로 이어진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아닌게 아니라 그때가서 현재보다 더 잘 먹고 살 사업들이 장만될 징조가 보이기는커녕 구도심에서 신도심으로, 신도심에서 또다른 신도심으로, 서쪽으로 혹은 동쪽으로, 이리저리 이동되면서 옆돌빼서 옆돌괴는, 그것이 그것인 판의 공순환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