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큼 친숙하고 한국적인 일종의 식품문화 전시회다. 준비에 혼선이 많았던 작년 1회 엑스포가 의외로 단시간에 국내외에 커다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수많은 관람객을 모은 매력 포인트도 바로 거기에 있다고 할 것이다. ‘한국적인 것이 국제적인 것’으로 될 가능성을 실감케 하는 장이기도 하다.
그러나 발효식품 엑스포가 열리게 됨으로써 우리의 전통식품 못지 않게 광범위하게 분포되어있는 세계의 발효식품 중 고도의 상업화와 대규모 공장생산화가 달성된 제품들과 어떻게 통합, 조화 혹은 차별화하느냐의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말하자면 한 곳에서의 대량생산이나 기계화가 불가능한 발효제품들이 대부분인 우리의 전통식품과의 구별화이다.
‘술’이 그 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예다. 일찍부터 인류에게 발효의 대명사로 인식되고 독립적으로 개발되었으며, 그 종류와 수량에 있어서 일반 발효식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각 국가, 각 인종의 특수성에 맞추어 대규모 산업화하였다. 주류를 ‘발효식품 엑스포’ 참가 범주에 넣는다면 그야말로 행사의 주제와 골격이 바귀어야 한다.
이번 엑스포는 우리의 전통주만을 여기에 포함시키려는 것 같다. 맥주와 소주를 빼고 민간에 전해져 왔던 전래의 기술과 방법에 의해 제조된 술에 대해 그 참가를 허락하는 것이다. 비록 현재 그 공장화를 퉁해 생산규모나 유통이 어느 정도 크게 진척되어 있다 할지라도 당초의 전통음식 식탁의 한 부분에 속하는 술을 지적한 것이다.
치즈나 요구르트 등 과학적 실험과 생산방식 개발에 의해 당초 대량시장 제공 목적으로 출하된 품목도 재고할 필요가 있다. 우선 행사의 성공을 위해 ‘다다익선’식의 마구잡이 출전을 용인하게 될 때 오는 엑스포 성격의 모호함이 ‘발효식품 엑스포’ 상징성을 죽일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