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식품 엑스포 상징성 키우는 방향으로
발효식품 엑스포 상징성 키우는 방향으로
  • 승인 2004.09.24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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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병장수의 꿈, 발효식품’의 주제를 내건 제2회 ‘전주국제발효식품 엑스포’가 다음달 22일부터 닷새간 열린다. 발효식품 엑스포는 주식과 부식으로 확연하게 갈라져 있는 우리의 식단에서 대부분의 부식이 발효적 숙성을 거치는 품목들이어서 우리 전통음식 엑스포의 인상을 풍기게 된다.

 그만큼 친숙하고 한국적인 일종의 식품문화 전시회다. 준비에 혼선이 많았던 작년 1회 엑스포가 의외로 단시간에 국내외에 커다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수많은 관람객을 모은 매력 포인트도 바로 거기에 있다고 할 것이다. ‘한국적인 것이 국제적인 것’으로 될 가능성을 실감케 하는 장이기도 하다.

 그러나 발효식품 엑스포가 열리게 됨으로써 우리의 전통식품 못지 않게 광범위하게 분포되어있는 세계의 발효식품 중 고도의 상업화와 대규모 공장생산화가 달성된 제품들과 어떻게 통합, 조화 혹은 차별화하느냐의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말하자면 한 곳에서의 대량생산이나 기계화가 불가능한 발효제품들이 대부분인 우리의 전통식품과의 구별화이다.

 ‘술’이 그 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예다. 일찍부터 인류에게 발효의 대명사로 인식되고 독립적으로 개발되었으며, 그 종류와 수량에 있어서 일반 발효식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각 국가, 각 인종의 특수성에 맞추어 대규모 산업화하였다. 주류를 ‘발효식품 엑스포’ 참가 범주에 넣는다면 그야말로 행사의 주제와 골격이 바귀어야 한다.

 이번 엑스포는 우리의 전통주만을 여기에 포함시키려는 것 같다. 맥주와 소주를 빼고 민간에 전해져 왔던 전래의 기술과 방법에 의해 제조된 술에 대해 그 참가를 허락하는 것이다. 비록 현재 그 공장화를 퉁해 생산규모나 유통이 어느 정도 크게 진척되어 있다 할지라도 당초의 전통음식 식탁의 한 부분에 속하는 술을 지적한 것이다.

 치즈나 요구르트 등 과학적 실험과 생산방식 개발에 의해 당초 대량시장 제공 목적으로 출하된 품목도 재고할 필요가 있다. 우선 행사의 성공을 위해 ‘다다익선’식의 마구잡이 출전을 용인하게 될 때 오는 엑스포 성격의 모호함이 ‘발효식품 엑스포’ 상징성을 죽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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