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 이대로 좋은가
청년실업 이대로 좋은가
  • 태조로
  • 승인 2004.09.29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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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건달, 삼팔선:38세가 되면 명예퇴직을 해야 할 나이라는 신조어다.

 심각해진 청년실업을 그대로 반영한 유행어다. 최근 대졸자 청년실업 문제가 사회의 주요 현안 문제로 대두되면서 지방대학 출신자들의 사회진출에 대한 일자리 기회가 없어 이태백이라는 유행어가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2004년 4월말 통계로는 청년실업이 무려 37만6천명에 달하고 있고, 지난해 대졸자 50만5천명이 양산되었지만 이중 상당수는 ‘시장성 없는 인재’라는 셈이 된 것이다.

 노무현대통령의 올해 연두기자 회견에서 제1주제가 ‘일자리 창출’ 계획어었을 만큼 현재 일자리 고용문제는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되어 있는 실정이다. 연두기자 회견에서 ‘일자리 창출’문제를 제1의 주제로 제기한 것은 이렇게 날로 심화되는 실업문제에 대한 정권의 위기의식을 반영한 것이고 고용문제는 한국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가장 압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한 데도 정작 건설현장에서는 쓸만한 경력사원을 찾을 수 없다고 아우성이다. 말하자면 대학을 갓 졸업한 대졸자들은 많지만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는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97년부터 IMF외환위기를 거쳐오면서 신입사원 채용을 꺼려왔고 이미 채용한 사원들로 회사를 운영해 왔기 때문이다.

 중·소규모의 업체들은 전문성이 없고 경력이 전무한 신규사원을 채용하여 불요불급한 인건비를 낭비하느니 보다, 있는 직원들을 잘 숙련시켜 회사운영을 해왔던 것이다. 그 결과 97년도부텨 신규사원을 채용하지 않았고 그 당시 재직중이었던 사원들을 관리하면서 구조조정하다 보니 당장 경력사원을 구할래야 구할수도 없는 형편이 된 것이다.

 즉 IMF가 시작되면서 구조조정이라는 명분으로 많은 직원들을 감축하였고, 그런 마당에 신입사원을 뽑은 회사가 거의 없었다는 것을 당시로서는 당연한 현상이었다.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밀린 업무량을 잘 소화하고 당장 기업 생산성을 올려야 하는데 신입사원으로서는 그것을 감당할 수가 없다. 신입사원에게 일을 맡기려면 적어도 1년이상 급여를 주면서 재교육시켜야 하는데 그렇게 긴 시간과 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신규사원을 채용하려 하지 않았고, 현상유지 하다가 일이 생기면 여기저기서 경력사원을 임시로 채용하여 업무를 처리해야 했다. 그렇게 즉흥적으로 경력사원만 임시로 융통해오면서 신입사원을 억제하다보니 몇년이 지난 지금은 현장에 맞는 경력사원을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가 되었다. 이러한 경력사원의 부재는 몇년간 계속될 것이고 각 기업체마다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심지어 회사 간부들이나 사장들까지도 수주하는 일을 제쳐두고 업무에 매달려 주어진 일과를 처리해야 할 형편이 된 것이다. 그럼에도 학교를 졸업한 예비사원들은 길거리에 넘쳐나고 있으며 ‘풍요가운데 빈곤’을 느끼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것은 대학에서도 책임이 크다. 정규대학 교과과정이 실무위주 보다는 이론에 치중해 있고 대학 전임강사 이상 교수들도 실무에 밝은 것 보다 이론이나 통계에 치중하다 보니 그런 교육환경에서 자란 학생들은 사회에 진출하면 당장 업무를 맡길 수 있어 결국 1년이상 현장업무를 재교육시켜야 한다.

 특히 전문직을 요하는 분야에서는 실무에 밝은 전문인을 대학강단에 많이 진출케 하여 이러한 교육의 맹점을 개선하고 보완해야 한다. 그러한 방법으로는 현장에서 사용하는 설계도면 등을 그대로 교재로 사용하고, 현장을 잘 이해하는 전문인들이 그 상황을 그대로 학생들에게 지도하고 이해시킴으로서 사회의 기업구조를 알게 하고 공사현장이나 일터를 체험하게 된다.

 이러한 교과과정을 거침으로서 기업의 현장에 곧바로 연결시킬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고 실제 대학교 교과과정에서 실무체험 교육을 받음으로서 경력사원과 동일한 능력을 보유하고 현장 적응에 빠르며 이렇게 함으로써 경력사원이 없는 일터에서는 일정기간만 지나면 경력사원 이상의 인재를 확보할 수 있고 사회에서 재교육을 시킬 필요가 없다는 일거양득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추원호(신세대 건축사 대표·우석대 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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