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사랑, 그 순정의 환타지
풋사랑, 그 순정의 환타지
  • 강영희기자
  • 승인 2004.09.30 1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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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수많은 정보의 홍수. 디지털 코드 속에 바삐 돌아가는 세상.

 이처럼 바삐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진정한 순애보가 가능하긴 한 걸까?

 영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는 그것이 가능하다고 말하는 영화다.

 그렇다고 혼자서만 잘난척을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일본에서 지난 5월 개봉 10주 만에 700만 관객이 그 사랑에 이미 호응한 바 있다.

 역대 일본 소설 판매 1위를 기록했던 가타야마 교이치의 동명작품을 원작으로 한 것도 무시하지 못할 점. 그리고 청소년기 시절의 풋사랑을 무한한 순정으로 확장하는 상상이 일본 관객을 대거 초대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인터넷 영화 검색어 1위일 정도로 우리 나라 관객층의 기대도 적지 않은 상황. 제 2의 러브레터로 기억될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가 한국에 상륙한다. 

 결혼을 앞두고 있는 리츠코 (시바사키 코우)는 어느날 이삿짐 속에서 오래된 카세트 테이프 하나를 발견하고 약혼자인 사쿠타로(오사와 다카오)에게 짧은 편지 한 장만을 남겨두고 사라져버린다.

 리츠코의 행선지가 ‘시코쿠’라는 것을 알고 그녀의 뒤를 쫓는 사쿠타로. 하지만 그곳은 사쿠타로의 고향이자, 첫사랑 아키와의 추억이 잠들어있는 곳이다.

  1986년 고등학교 2학년 여름. 동급생인 사쿠(고등학교 때의 사쿠타로: 모리야마 미라이)는 얼굴도 예쁘고 우등생에 스포츠까지 만능이자 모든 남학생들이 동경하던 아키(나가사와 마사미)와 하교 길에 마주친다. 천연덕스럽게 사쿠의 스쿠터를 올라탄 그녀는 이후 라디오 심야방송에 응모엽서를 보내고, 워크맨으로 음성편지를 주고받는 등 투명한 사랑을 키워나간다.

  하지만 단둘이 처음으로 무인도에서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던 날 갑자기 아키가 쓰러진다. 병원에 입원한 아키는 그녀 특유의 밝음을 잃지 않고, 사쿠는 그런 그녀의 곁에서 애정을 듬뿍 쏟아주지만, 아키가 처한 현실과 직면하게 된 사쿠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음을 깨닫고 큰 슬픔에 빠진다. 생의 한 가운데서 맞딱뜨리는 투명한 슬픔이다.

  점점 약해져만 가는 아키를 위해 사쿠는 아키가 늘 꿈꾸어 오던 세상의 중심이라 불리는 호주의 울룰루에 그녀를 데려가기로 마음 먹고 병원을 몰래 빠져 나오지만, 태풍에 발이 묶여 비행기를 타지도 못한 채 아키는 공항 로비에서 쓰러져 버린다.

  리츠코를 찾으러 떠났지만 어느덧 자신의 추억 속에 빠져들어 기억 속에서 살아 숨쉬는 아키를 만난 성인 사쿠타로와 자신의 기억을 더듬어 과거를 쫓고있던 리츠코. 마침내 두 사람은 추억 저편 한구석에 숨겨져 있던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이제 그 곳에서 오래 전 전달되지 못했던 아키의 마지막 음성편지가 십여 년이 넘는 시간을 지나 사쿠타로에게 도착한다.

 한국에서는 ‘고’의 감독으로 잘 알려져 있는 유키사와 이사오 감독이 매가폰을 잡았고, 진정한 사랑이 무언지를 보여준 ‘러브레터’와 ‘스왈로우 테일’, ‘4월 이야기’ 등 이와이 순지 감독의 많은 영화를 촬영한 시노다 노보루가 촬영을 맡았다.

 한국판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를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

 TV드라마 ‘겨울연가’로 일본 안방 관객의 호응을 끌어냈던 윤석호 PD가 이 영화의 한국판 리메이크작을 내놓기 위해 작업 중이다.

 그들의 순정, 그리고 환타지에 관한 일기,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는 10월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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