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인라인동호회 런-인
고창 인라인동호회 런-인
  • 고창=남궁경종기자
  • 승인 2004.09.30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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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때론 인간이 추구하는 또 다른 자유로 표현되는 스피드.

 어스름한 저녁무렵이면 고창 공설운동장에서는 5살박이 어린아이부터 시작하여 40대의 중년에 이르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바람에 몸을 싣고 자유를 향해 질주한다.

 인라인스케이트를 즐기는 사람들은 빠른 질주가 전해주는 자유로움이 인라인의 매력이라고들 말한다.

 걷기에는 지루하고 뛰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울 때 바퀴달린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달리면서 행복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을 찾아가 보자. 

 “고창인라인 동호회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고창에서 인라인 스케이트를 즐기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인터넷 까페(cafe.daum.net/gcinline)를 방문하면 만날수 있는 첫번째 문장이다.

 이 까페는 지난해 8월 인라인 스케이트를 즐기던 정진채씨에 의해 만들어졌다.

 까페가 만들어지기 이전만 해도 인라인을 즐기던 사람들은 서로간 잘알지 못해 함께 즐기지 못하고 어쩌다 마주치기라도 하면 어색한 눈인사만 주고 받는 사이였다.

 그러나 인터넷 까페가 운영되면서 인라인에 관심을 가진 동호회원들이 까페를 방문 서로간 대화를 나누면서부터 본격적인 동호회 모임이 거론됐다.

 정진채씨는 “자녀들이 인라인을 타고 싶어해 함께 타기 시작한 것이 동기가 되어 까페까지를 만들게 되었다”며 “까페를 통해 지역내 인라인을 즐기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여들어 동호회를 결성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해서 지난해 9월 탄생한 것이 고창인라인 동호회 런-인(Run-In).

 현재 회원수 450여명, 이중 50여명의 회원들이 매일 고창 공설운동장에서 인라인을 즐기고 있다.

 지역내 인라인이 보급된지 2∼3년만에 동호인 수가 급속히 증가해 타지역 동호회원들의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같이 고창지역에서 인라인이 빠른속도로 인기를 끌게된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인라인은 다른 운동과 달리 어린이들이 먼저 시작하여 청장년층으로 보급된 운동이다.

 그래서인지 고창에서 인라인은 즐기는 사람들은 가족단위로 참여하여 분위기도 좋고 중도에 그만두는 경우도 드물다.

 또 하나는 런-인만이 가지는 독특한 뒷풀이 문화에 기인한다.

 런-인회원들은 매일 공설운동장에서 인라인을 즐기는 것과는 별개로 매월 한차례씩 관광로드(도로주행)에 나선다.

 주로 동호해수욕장에서 궁산저수지의 10㎞코스와 구시포에서 마래주유소까지의 15㎞코스를 선택, 온가족이 인라인과 함께 나들이를 떠난다.

 관광로드의 종착지에는 런-인만의 독특한 뒷풀이가 로드를 마친 회원들을 반긴다.

 넓은 백사장에 김밥에서부터 부침, 상추와 삼겹살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의 음식들이 준비되고 회원들의 격의없는 농담과 웃음이 런-인회원들을 끈끈한 정으로 이끈다.

 이 같은 회원들의 끈끈한 정과 따뜻한 마음은 벌써 동호회 내 4쌍의 연인이 탄생시키기도 했다. 조연풍회장은 “긴 로드의 여정동안 서로 격려하고 대화를 나누다 보면 어느덧 친구요, 형제가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활동적이고 적극적인 사람들이 모여있는 고창인라인동호회 런-인은 지역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

 각지역에서 펼쳐지는 인라인스케이트 대회에 참가하여 동호회 결속과 개개인의 실력향상도 꾀하고 지역홍보에도 열심이다.

 지난해 열린 제1회 고창고인돌마라톤대회 홍보를 위해 원시인복장으로 마라톤 구간을 로드해 지역민과 대회참가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 줬는가 하면 지난 7월 청주시에서 열린 전국인라인스케이트대회에 참가, 세계문화유산 고창고인돌을 홍보했다.

 런-인은 청주대회에서 독특한 분장으로 포토제닉상을 수상했으며 지난 9월 12일 전주대회에 30여명이 참가, 원시인으로 분장하여 사냥을 마치고 돌아와 사냥물을 부족과 함께 나누는 원시인들의 공동체 문화를 재현해 관중들의 호평을 받았다.

 런-인 인라인 동호회원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자유를 향한 우리들의 질주는 계속 될 것이라고......!

<인터뷰>조연풍 런-인 회장

“산악회 동료들과 함께 인라인에 호기심을 느껴 시작했는데 이젠 인라인의 스피드에 한껏 반했다”며 “인라인을 통해 많은 사람들과 뜻깊은 대화도 나누고 개인적으로 좋은 인연도 만들어 이젠 생활의 일부가 됐다”고 말하는 고창인라인동호회 런-인 2대 회장 조연풍(29)씨.

 암벽등반을 비롯해 모든 스포츠를 즐겨하는 만능 스포츠맨 조회장은 지난해 7월부터 산악회 동료들과 인라인을 배우기 시작했다.

 누구의 지도도 없이 동료들과 함께 인라인스케이트를 시작한 조회장은 타면 탈수록 편하게 즐기면서도 스피드를 맛볼수 있는 인라인의 매력에 빠져 매일 퇴근후 공설운동장으로 달려가곤 했다.

 이때만 해도 인라인동호회가 만들어지기 전이어서 다른이들과 어울리지 않고 혼자서만 인라인을 즐겼다.

 그러다 지난해 9월 고창인라인동호회 런-인이 결성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가입, 이젠 거의 중독수준에 이르고 있다.

 조회장은 “혼자서 즐길때도 흠뻑 빠졌는데 여러명이 함께 타니 즐거움도 배가되고 실력도 부쩍 느는것 같다”며 “동호회원들과 함께하는 인라인 연습이 이젠 생활의 일부분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조회장은 “타 지역의 인라인동호회가 운동 위주로 이뤄진데 반해 고창동호회는 운동후 회원간 우의를 다지는 시간을 많이 갖고 있어 삶의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며 인라인동호회 자랑을 그치지 않는다.

 조회장은 런-인이 이렇게 활성화 되기까지는 동호회 까페를 운영하는 정진채씨와 김성달, 김인호씨 등 고문단들의 역할이 지대했다고 밝혔다.

 이들 동호회 고문단들은 런-인의 맏형님들. 40대 중반들로 가족과 함께 인라인을 즐기는 이들 고문단들은 동호회 행사마다 아낌없는 지원과 성원을 보내줬다는 것.

 런-인만의 독특한 뒷풀이 문화도 이들 맏형들이 앞장서 만들어내 회원들의 화합을 도모하고 다양한 연령층의 조화도 이끌어 냈다.

 한편 이제 1살이된 런-인은 전국 어느 동호회에도 뒤지지 않는 강한 결속력을 바탕으로 지역사회 발전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고인돌 문화를 널리 알리기 위해 런-인은 원시인복장으로 각종 대회에 참가하는가 하면 지역내 행사에 참여, 자원봉사활동을 펼치는 등 지역홍보의 첨병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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