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시집가는 날’ 전주 공연
뮤지컬 ‘시집가는 날’ 전주 공연
  • 송영석기자
  • 승인 2004.10.03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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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판 ‘춘향전’이라고 할 만한 오영진의 대표작 ‘시집가는 날’.

 이 작품은 민족적인 결혼제도의 모순과 양반들의 권력 지향성 및 허욕, 우매성을 폭로하면서 선의 승리를 찬양한다. 순진하고 질박한 전통적 한국인의 건강한 마음씨를 부각시키면서 해학과 풍자로 인간 속에 내재된 위선을 매도하는 한편, 선과 악의 대결에서 민담의 주인공같이 선의 승리를 그동안의 진부함에서 탈피해 새로운 형식으로 그려냈다. <편집자 주> 

 전통 결혼제도의 모순과 양반 사회의 위선을 풍자한 오영진의 희곡 ‘맹진사댁 경사’가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개관 3주년을 기념해 뮤지컬 ‘시집가는 날’로 다시 태어난다.

 서울예술단(총감독 신선희)의 제작으로 오는 6일과 7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모악당에서 펼쳐지는 이번 공연은 한국의 대표적 희극으로 양반계급을 풍자하며 인성과 도덕성을 주제로 한 희망의 메시지가 있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프랑스 ‘Racine’지에 번역 소개되기도 해 국내 작품 중 해외에 소개된 몇 안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총 제작비 6억 여원의 대형작품이기도 한 이 공연은 고대설화 ‘뱀 신랑’ 원작으로 총 2막으로 나뉘어 공연된다.

 1막에서는 세도 가문과 사돈을 맺어 위세를 부리고 싶은 맹진사가 무남독녀 갑분이를 김판서 댁 미언과 혼인시키기로 약속하고는 우쭐대는 모습을 풍자한다. 그러던 어느 날 과객 차림으로 찾아온 김명정이 신랑이 절름발이라고 귀띔 하자 맹진사 댁은 발칵 뒤집힌다.

 이어 2막에서는 신랑이 절름발이라는 사실을 안 갑분이가 시집을 가지 않겠다고 앙탈을 부리고 맹진사의 묘안으로 하녀인 이쁜이를 갑분이로 꾸며 혼례를 치르게 된다. 혼례 후 신랑이 멀쩡하고 잘생긴 대장부임이 밝혀지자 맹진사댁은 일대 소동이 벌어지지만 때는 이미 늦어 이쁜이와 미언의 혼례가 치러지고, 첫날밤 미언은 이쁜이를 사모해 거짓으로 꾸며낸 이야기라고 고백하면서 이야기는 급물살을 타게 된다.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소개되고, 드라마로도 만들어져 우리에게 익히 잘 알려진 작품이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뮤지컬이라기 보다는 ‘오페레타’ 형식으로 제작된 것이 특징이다. 또한 한국인의 전통적인 여러 생활양식을 진·선·미적 관점에서 현대와 접목, 세계적인 미로 표현했고, 원작에는 없었던 무릉도원의 한국적 이미지와 설화 ‘뱀 서방’을 응용한 독특한 장면이 연출된다.

 특히 한국의 전통 혼례와 60여명이 참여하는 혼례행렬의 장대함은 이번 공연의 감상 포인트로 손꼽을 수 있다.

 또한 많은 제작비를 투자한 무대는 안동 충효당을 건축의 모델로 삼아 한국의 풍속도를 담아낸 공간으로 끊임없이 펼쳐진 도라지 꽃밭과 석등, 신혼 방의 화촉까지 세심하게 준비돼 우리네 정서가 담긴 옛 모습을 그대로 만나볼 수 있다.

 박만규가 극본을 쓰고 이종훈이 연출하는 새로운 형태의 뮤지컬인 이번 공연은 흥행보다는 한국 전통 문화를 해외에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

 공연의 백미가 될 음악은 흥행 뮤지컬 작곡가 김대성과 체코 작곡가 데니악 바르탁의 편곡으로 주제곡 ‘시집가는 날’ 외 모든 음악이 서양음악과 함께 섬세한 우리 악기가 융합돼 다채로운 음악 선율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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