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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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10.04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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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 카에다’가 한국에 테러를 가하겠다는 이유가 놀랍다. 이라크전 참전국과 이스라엘이 에집트와 아라비아, 예멘과 알제리를 침공하려 한다는 것이다. 또 그런 국가들은 러시아와 미국의 체첸과 아프가니스탄 침공도 도왔고 이스라엘의 생존에 직접 관련된다는 것이다.

 숨어 지내며 하루하루 생명의 위협을 감수해야 하는 알 카에다 2인자 알 자와이리가 알 자지라 방송을 통해 어렵게 낸 주장이긴 하지만 의제가 그럴싸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위세조차 예사롭지 않다. 특히 ‘이슬람 국가들이 다 망한다’는 경고에 이르면 알 카에다는 국제 테러리스트가 아니라 이슬람의 보호자요 이슬람 국민들을 정신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半神半人의 행세다.

 반면에 한심한 것은 막상 정통으로 공갈을 당한 한국의 모습이다. 당초 만일 이슬람 세력이 우리를 적대시한다면 어쩌겠느냐면서 이라크 파병 반대에 ‘미군의 이라크 철수’로까지 비약하였던 국내 세력들이 또다시 그런 방향으로 행동을 격화할 가능성까지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밖에서 알 카에다가 공갈치고 안에서 우리 국민 중 정신 못 차린 자들이 그들의 주장에 동조 내지 내응하는 결과가 된다면 나라는 붕괴되는 것이다. 나라에 생산적인 일 별로 하지 않고 세금 몇푼 안 내면서 그래도 할 소리 다하고 먹을 것 다 먹고 출세할 것 다하는 사람이 득시글거린 나라의 면모이기도 하다.

 과거의 사람들 중 자격없는 놈을 잡겠다는 쥐잡기가 한창이다. 알 카에다가 이슬람의 수호자가 되어 테러리스트의 승리를 코앞에 두고 있는 양 우선 몇몇 국가들을 손보겠다고 선언하는 진기한 풍경과 동시대의 것이다.

 당장 손볼 국가의 리스트가 불어나 알 카에다의 전성기가 아직 있을지 아니면 적군파의 마지막처럼 이제 스러지는 단말마의 아우성이 될지 모르나, 테러의 실패를 인류의 역사가 증명하듯 알 카에다의 운명도 막다른 벼랑이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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