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이 해당부처 나무라 봐야
국회의원이 해당부처 나무라 봐야
  • 승인 2004.10.05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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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정무위 채수찬 의원이 국무총리실 국정감사에서 정부의 원전센터 백지화 사태를 질타하고 문광위 이광철 의원이 강원도의 IOC위원을 상대로 한 동계오륜 유치활동에 관해 문화관광부를 나무란 것으로 보도되었다. 두 사업이 전북의 주요 국책사업인 만큼 두 의원이 해당 상임위원으로서 그 부분을 중시한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그러나 전북 국회의원들의 고질병이라고 할지, 아니면 반드시 일을 이루기보다 내용을 짚어보는데 의의를 갖는 경향이라 할지, 일이 터지고 난 다음에 항의를 하거나 시정조치를 요구하는 것으로 때우는 사후약방문식 행보를 거듭하고 있는 데 대해서는 오히려 경고를 발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원전센터의 경우 부안지역 김춘진 의원이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나선 나머지 도내 다른 국회의원들마저 결연하게 찬성이나 추진을 밝히지 못하고 어물어물하다 산자부의 어정쩡한 유보조치를 당한 처지다. 동계오륜 유치도 강원도가 IOC위원들에게 로비하러 갔다고 질책이나 하고 있어야 그게 하나도 아프지 않을 건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일이다.

 이광재 의원이 강원도 유치를 주장하는 건 그가 그곳 출신이니 그렇다 치자. 하지만 연고가 없는 문희상 의원이 느닷없이 강원도에 가서 평창 올림픽 유치를 노래한 건 사전에 여당 내부에서 자제하도록 분위기 조성을 했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런 노력없이 일이 터지고 나서 ‘관계부처에 강력히 항의하였다’는 말 생색을 도민에 내는 것밖에 더 되는가.

 태권도 국립공원 조성은 전국 시도의 다수 후보지가 너도나도 특성을 발휘하며 유치전에 몰두하고 있다. 전북은 이미 단일후보를 만들어 3년간 목소리를 높여 오고 있다. 그간의 장도에 비해 지방행정단위에서 이렇다하게 내놓을만한 실적도 없지만 정치적으로 진전된 내용도 눈씻고 볼 수 없다.

 이러다가 2010동계오륜처럼 어떤 도와 공동으로 추진한다고 했다가 나중에 슬그머니 양보서 한 장 써 받고 마는 꼴 되지 말란 법이 없다. 동계오륜은 다행히 후일이라도 기약하였지만 태권도공원은 그것도 불가능하니 무슨 기막힌 핑계가 등장할 것인가. 그때가서 정치권은 무어라 말할 것인가. 이번엔 누구를 호되게 나무랐다고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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