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8돌, 한글날을 맞으며
558돌, 한글날을 맞으며
  • 승인 2004.10.0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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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들어 널리 알린 날. 훈민정음 반포 558돌이 되는 날이다. 각계에서 한글날을 기념하는 다채로운 행사를 10월 한달 동안 펼친다. 한글은 유네스코에서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지정할 정도로 우리 문화유산 가운데 가장 훌륭하고 값진 유산이다. 그러기에 한글날을 맞아 기념하는 행사를 펴는 것이 너무도 당연하다.

 그러나 이렇게 자랑스럽고 소중한 한글을 제대로 보존하면서 잘 가꾸어나가느냐 하는 문제에 부딪칠 경우 부끄러운 생각만 들게된다. 그저 이날만 세종대왕의 업적을 기리는 기념대회만 하는 게 능사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언제부터 우려해오던 일이지만 우리 한글이 세계화의 바람에 밀려 표준어나 맞춤법이 원칙을 잃고 엉망의 위기에 놓인 글이 한두 개가 아니다. 국적불명의 외래어를 남용하거나 원칙도 없는 조어를 마구 남발하고 은어에 비속어 등이 소중하고 값진 우리 한글을 오염시키고 있는 것이 오늘날 한글이 맞고 있는 현실이다.

 특히 크게 보급 활용되고 있는 컴퓨터를 통해 대화방이나 통신을 하는 청소년들의 올려진 한글을 보면 오염의 수준이 심각하다. 소리나는 대로 단어를 표기하는 것도 모자라서인지 무리하게 줄여서 올려진 글을 보면 도통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다. 여기에 외래어까지 혼용돼 자연히 우리 말이 잡탕이 되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다. 행정용어에서조차 우리 말의 어법과 사리에 맞지않는 용어가 흔하다. 물론 그동안 꾸준한 노력으로 우리말로 정화된 말과 글이 많기는 하다. 그러나 아직도 위압적인 표현이나 순수한 한글의 의미를 상실시키는 표현이 사라지지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우리 한글은 단순한 말과 글이 아니다. 우리 민족의 혼과 문화와 정서가 담겨져있는 글이요 말이다. 국어는 그 나라 정체성을 말해주는 문화다. 세계 역사를 볼 때 남의 나라의 글과 말을 쓰는 나라가 강대국이 된 경우는 없다.그 나라 정체성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 차원에서 우리 혼이 담긴 한글을 제대로 가꾸고 지켜서 한글을 만든 정신에 어긋나는 짓은 하지 않아야 한다. 정부는 건전한 국어를 사용하는 환경조성에 적극 관심을 가져야 하고 바람직한 한글 정착에 다 같이 노력할 것을 한글날을 맞아 당부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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