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풀린 전북도정 국정감사
맥풀린 전북도정 국정감사
  • 승인 2004.10.13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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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의 전북도정에 대한 국정감사는 어느 해보다 풀죽은 분위기를 노출하였다. 국감직전 이미 인구 190만명 선이 무너져버린 열악한 경제적 사회적 실상이 밝혀지고, ‘되는 것 없는’ 저간의 국책사업들이 한데 얽혀 있는 판이라 도대체 무엇을 지적한다는 자체가 부질없는 일이란 인식 때문일 것이다.

 불과 몇년전 김대중 정부시 전남쪽 여당의원들이 광주에까지 농개공 사장을 불러다 놓고 새만금 방조제를 중단하라고 호통치던 그 시절은 전남쪽이 신경써야 할 만큼 전북에 뜯어먹힐 어떤 것이라도 있는 듯싶어 그것이라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썼던, 차라리 자위라도 할 수 있는 처지라고 봄이 옳을 것이다.

 이제는 전북이 더 차이고 말고 할 것이 없게 된 판이다. 특히 원전센터와 같은 첨예한 사업의 경우 시민환경단체들과 반대대책위 등에 편들었던 많은 여당의원들이 ‘정부가 추진을 약속하였는데도 불구하고 주민들의 반대가 거셌다’는 말로 책임을 떠넘기면서 전북도정을 탓한다면 그것대로 말이 되지 말란 법도 없다. 그러나 그런 국감이 무슨 의미를 지니느냐고 반발한다면 그건 단지 피장파장에 불과할 따름일 것이다.

 원전센터가 갖은 폭력을 부르고 극심한 내부 갈등을 초래한데다 아직도 그 거친 숨결들이 그치지 않고 대치와 충돌이 사라지지 않은 형편인데도 현지 경찰서장이 녹조근정 훈장이라는 최고의 영예를 얻는 우스꽝스런 연출이 이루어지고 있음은 그런 와중에서도 뒷짐지고 소득을 올리는 측이 있다는 역리의 점철이기도 하다.

 어쨌든 맥풀린 국정감사는 치열한 추궁이나 신랄한 지적이 없이 그냥 지나갔다는 말이지 결코 도정이 잘 되었다는 것이 아님이 명백하다. 직접적 표현을 쓰면 꺼끄럽기 때문에 피해 간 상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경우 차후 국회의원들의 전북 무관심으로 번지지 않을지 걱정이다.

 애정도 없고 갈등도 없고, 관심을 가져야 손해이고 모른 체하면 그만인 결과로 된다면 전북으로서 그처럼 나쁜 상황도 없을 것이다. 동계오륜이나 태권도공원, 경제특구나 기업도시를 불문하고 지역사업 추진에 우군이 줄어들 가능성을 차단하는 대책이 그래서 급선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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