藝鄕다운 예술풍토의 정착을
藝鄕다운 예술풍토의 정착을
  • 승인 2004.10.25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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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 전라예술제가 어제 25일부터 막을 올리고 있다. 오는 31일까지 한국소리문화전당에서 종합전시를 필두로 28일에는 시가행진에 이어 이날 오후에는 개막식과 함께 종합공연이 펼쳐진다. 온 누리에 누런 황금벌판이 일렁이며 산야에는 아름다운 단풍이 붉게 물들어가는 만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가운데 열리는 이번 전라예술제는 "예술의 땅 전북에 날개를 활짝 펴자"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다.

그 세월 올해로 43년째다. 결코 짧지않은 전라예술제다. 과연 이 43개성상을 거쳐오는 동안 전북예술이 어떠한 폭으로 어떻게 발전, 유지되었는가도 오늘에 한번 회고해볼 필요가 있다. 예술도 변화해가는 문화패턴과 함께 다양화 되어가고 있고 문화 또한 예술이라는 본말의 바탕을 근거로 여러 형태로 꽃피우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전북은 누가 뭐라고 해도 문화,예술의 인자를 가장 많이 잉태한 도다. 그래서 전북을 "예향"으로 부르고 있다. 멀리 백제시대로 부터 소급해지는 예술적 향기는 백제인의 기질로 승화, 오늘의 전북인들에 전승되고 있다. 일찍 노래와 춤을 즐겨 백제에 재인청(才人廳)이 많았다는 것도 그 하나였을 것이며 고려청자와 이조백자를 발생시킨 본고장이 전라도가 되어있는 것도 백제인들의 예술적 감각과 그 기품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백제향가의 대요람인 井邑詞와 禪雲山歌, 智異山歌도 그 예외가 아니다.

그런 내재적 백제인의 예술성이 있었기에 오늘의 판소리나 문화유형은 이 고장에서 자생할 수 있었을 것이며 싻틀 수 있었을 것이다. 판소리는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기질적 예술성 없이는 오늘의 중흥을 이뤄내지 못했을 것이다. 산수좋고 경개좋은 곳에 누각을 짓고 시인, 묵객들이 시조를 읊조리며 일필휘지의 낭만이 없었던들 백제예술, 전북의 서예문화는 오늘에 그 본질을 꽃피울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전라예술제에 더욱 깊은 의미가 부여되고 있다. 품위있고 격이 있는 예술제로 그 가닥이 정립되어야 하며 자칫 행사를 위한 행사라는 이벤트화는 당연히 지향되어야 한다. 오직 조상들이 남겼던 슬기와 정신을 오늘에 재현하는 진솔한 문화예술로 자라잡아져야 한다는 뜻이다. 예향이라면서 예향같지 않은 속성의 예술문화는 당연히 퇴화되어야 하며 오직 한차원 올라간 전북의 예술문화, 그 결집인 전라예술제로 자리매김 되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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