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게 타오르는 가을 산
붉게 타오르는 가을 산
  • 강영희기자
  • 승인 2004.10.28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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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내 푸르렀던 나무들이 붉은 색으로 곱게 치장한다. 만산홍엽, 가을산이 붉디붉게 타오른다. 층층 봉우리마다 돌연한 유혹처럼 불타는 단풍이 관광객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미당 서정주 시인이 읊은 대로 ‘초록이 지쳐 단풍드는’ 계절이다. 단풍 제 스스로 때를 알아 산마다 골마다 갈색 붉은색 노란색으로 오색물을 들인다.

  가을은 온 산하에 단풍이 물들고 날씨가 시원하여 어느 계절보다도 산을 많이 찾게 되고, 또한 산행에 가장 적당한 계절이다. 10월 하순부터 11월 초순까지 전라도는 단풍 여행의 최적지로 손꼽힌다. 

 ▲지리산-어리석은 사람이 머물면 지혜롭게

 전라북도 남원시, 전라남도 구례군, 경상남도 산청군 ·하동군 ·함양군에 걸쳐 있는 지리산의 단풍은 붉게 타오르는 피빛을 자랑하진 않지만 고운 색깔과 오랜 생명력을 갖고 있다.

 신라 5악의 남악으로 ‘어리석은 사람이 머물면 지혜로운 사람으로 달라진다’하여 지리산(智異山)이라 불렀다. 돈지→계단식 논→주능선→지리산 정상→불모산→갈림길→옥녀봉→금평→화엄사→노고단→임걸령→연곡사로 이어지는 길목이 단풍 여행의 최고 코스다.

  화엄사와 천은사, 연곡사, 쌍계사 등 유서 깊은 사찰과 국보·보물 등의 문화재를 둘러볼 수도 있고 800여 종의 식물과 400여 종의 동물 등 동식물상 또한 풍부하다. 1967년 국립공원 제1호로 지정됐다. (관리사무소 063-625-8911) 

 ▲대둔산-기암절벽이 병풍처럼

 대둔산은 기암절벽과 단풍이 어우러져 있는 명산이다. 충청남도 금산군 진산면(珍山面)·논산시 벌곡면(伐谷面)과 전라북도 완주군 운주면(雲洲面)의 경계에 있다. 높이는 878m.

 10월 말이 되면 바위틈새의 단풍나무가 붉게 물들기 시작한다. 보통 산행은 배티재에서 시작한다. 장군약수터와 태고사를 지나면 낙조대. 낙조대와 산장을 지나면 정상인 마천대에 이른다. 가는 길에는 바위 틈새마다 울긋불긋 단풍 나무가 솟아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길다는 구름다리를 건너는 재미도 그만이다. (관리사무소 063 263-9949 )  

 ▲무주 적상산-여인네의 붉은 치마폭처럼

 무주 적상산은 이름부터가 단풍과 연관이 있다. 적상이란 가을이면 여인네가 붉은 치마를 두른 듯 단풍이 아름답다 해서 붙여진 이름. 이곳 단풍은 색상이 화려하지는 않지만 이름처럼 수줍은 듯 아늑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단풍나무와 참나무, 상수리나무 등이 적당히 어우러져 있기 때문이다. 서창→약수터→처마바위→장도바위→서문→능선→향로봉→되돌아나와→적상산→안렴대→안국사로 이어지는 길목이 단풍 코스로 빼어남을 자랑한다. (관리사무소 063-320-2114)  

 ▲정읍 내장산-타오르는 단풍에서 가을 만끽

 정읍시 일대는 예부터 단풍명산이 많다. 내장산은 말할 것도 없고, 백암산도 유명하다. 내장사→까치봉→대가리→구암사→상왕봉갈림길→백학봉→영천굴→백양사로 이어지는 길이 단풍 코스로 좋다.

  이와 함께 내장사, 백양사, 내장산국립공원, 내장산성, 굴거리나무 군락, 금선계곡을 찾아보는 테마여행도 좋다. 가을철 단풍이 아름다워 옛날부터 조선 8경의 하나로 꼽혔다. 백제 때 영은조사가 세운 내장사와 임진왜란 때 승병들이 쌓았다는 동구리 골짜기의 내장산성이 있으며 금선폭포·용수폭포·신선문·기름바위 등도 잘 알려져 있다. (관리사무소 063-538-7875)

  ▲변산 내소사-호젓한 가을 분위기

  부안의 또 하나 명소인 변산 내소사. 내소사 가는 길은 호젓하기 그지없다. 내소사입구에 들어서면 울창한 전나무 숲길이 관광객들을 반긴다. 단풍은 내소사입구에서부터 볼 수 있다. 전나무 숲을 벗어나자마자 자줏빛으로 물든 단풍터널이 100m가까이 이어진다. 인근에 채석강 등의 명소가 많아 연계관광을 즐기기에도 좋다. 절 입구 매표소에서부터 전나무 숲길을 벗어나면 일주문까지 단 풍이 터널을 이루고 있어 단풍나들이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주변에 개암사, 채석강, 적벽강, 직소폭포 등도 찾아볼 만하다. (관리사무소 063-582-7808) 

 ▲순창 강천산-호남의 소금강

 순창과 전남 담양군의 도계를 이루는 강천산은 비록 산은 낮아도 깊은 계곡과 맑은 계곡물, 그리고 기암절벽이 병풍을 치듯 늘어선 모습으로 ‘호남의 소금강’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단풍나무가 유난히 많은 강천산은 매년 11월 초순께 절정을 이룬다. 특히 강천산만의 자랑인 아기단풍이 곱게 물들 때 더욱 장관이다. 등산로가 가파르거나 험하지 않고 곳곳에 강천사, 삼인대 등의 고적이 있어 가족단위로 찾으면 더없이 좋다. 병풍바위→깃대봉→갈우방죽→왕자봉(정상)→형제봉→강천 제2호수→강천사→관리사무소로 돌아오는 코스가 유명하다. (관리사무소 063-650-1533) 

 ▲고창 선운산-동백꽃보다 더 아름다운 단풍

 고창 선운사는 동백꽃이 알려져있지만 오히려 단풍이 더 아름답다. 선운사는 들어가는 길부터가 운치가 있다. 울창한 수림과 맑은 계곡, 주변의 기암절벽이 조화를 이뤄 호젓하기 그지없다. 숲길을 따라 들어가면 울긋불긋 단풍이 이어진다. 이곳 단풍은 진홍빛은 아니지만 색조가 부드러워 편안한 느낌을 준다. 다른 지역보다 단풍이 1주일가량 늦다. 보통 11월 초순이 되어야 물들기 때문에 뒹구는 낙엽과 묘한 조화를 이룬다. 단풍 절정기에는 인근 내장산의 번잡함을 피해 선운산을 찾는 것도 좋다. (063-563-3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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