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진수를 배운다
음악의 진수를 배운다
  • 강영희기자
  • 승인 2004.11.03 1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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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인음악고 뮤직 캠프
 아름다운 음악은 음악을 사랑하면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의무감 및 각종 기교에 사로잡혀 연주되는 음악은 제 맛을 내지 못한다.

 국내외적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음악가들 역시 음악 연주의 첫째 조건으로 ‘음악을 사랑할 것’을 권한다.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어려운 일이 바로 음악을 사랑하는 일이다. 가을걷이가 끝난 들녘이 스산해 보여도 이 곳의 활기는 한 여름 열기만큼이나 뜨겁다. 예인 음악예술고(교장 이봉기)가 올 가을 또 한번 비상을 꿈꾼다.

 예인고는 오는 6일 오전부터 오후까지 한국을 대표하는 음악가 6명이 참석한 가운데 뮤직캠프를 연다. 공개 레슨으로 마련된 이번 행사는 학생들에게 유익한 자극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행사를 앞두고 음악가 4인을 미리 만나봤다. <편집자 주> 

 ▲서울대 음악대학 김민 학장

 “다양한 교습법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생들로 하여금 음악을 사랑하게 만드는 일입니다. 왜 음악을 해야 하는지 그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그것을 사랑하게 되면 안되는 게 없거든요.”

 서울대 음악대학 김민(61)학장은 이번 캠프에서 음악의 가장 기본적인 부분을 강조하겠다고 밝혔다.

 실내악의 거장으로 알려진 김 학장은 이어 바이올린 기법과 함께 실내악 연주를 병행하면서 그것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민 학장은 또한 지역에서 마련된 이번 캠프가 수도권 학생들에게 적지 않은 자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봉기 교장과 학생들의 열정에 의해 마련된 이번 음악캠프는 지방 고등학교 음악에 활기를 불어넣고 침체된 예술분야에도 소중한 활력소가 될 것”이라며 예인고의 혁신을 치하했다.

 김교수는 KBS교향악단장, 서울대 음대 학장, 서울바로크 합주단 리더,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 하면서 실내악의 대중화를 꿈꾸고 있다. 그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1984년 한국 음악펜클럽이 수여하는 ‘이달의 음악가상’, 1987년 한국 음악협의회의 ‘올해의 음악가상’을 수상했다. 

 ▲서울대 김귀현 교수

  “지방 고등학교에서 어린 고등학생들과 만나보는 것은 처음인 것 같아요. 그래서 기대감이 큽니다. 새롭기도 하고요.”

 서울대 음악대학 김귀현 교수(53)는 이번 행사를 크게 기대하면서 “느낌을 얹어 연주하는 음악의 필요성을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가 모두 목소리가 다르듯 똑같은 곡을 연주해도 그것의 감정이 다릅니다. 연주자의 심성이 다르기 때문이지요. 피아노 건반 위에서 손가락이 잘 움직이는 것은 기계에 불과합니다. 인간적인 소리가 아니지요”

 김 교수는 이번 음악 캠프에서 개인적이고 좋은 소리를 내기 위한 필수 조건으로 ‘혼을 불어 넣는 작업’을 권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박자를 정확히 연주함으로써 얻어지는 리듬감을 강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그 과정에서 화음이 주는 느낌과 연주에만 몰두함으로써 보여지는 부족한 부분을 학생들과 함께 찾아가는 작업을 시도할 예정이다.

 서울대에서 1학년을 마치고 필리핀 여자대학에서 학·석사학위를 취득한 김귀현 교수는 미시간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난 82년부터 서울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서울대 백청심 교수

 “이번 음악캠프는 어린 학생 및 교수진에게 굉장히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음악계 역시 수도권 중심적인데 이번 행사를 통해 지방과 교류의 장을 마련케 돼 기쁩니다. 많이 기대됩니다.”

 행사를 앞두고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다는 서울대 음악대학 백청심 교수(55). 그는 이번 행사를 마련한 이봉기 교장과 학생들에게 고마움을 먼저 표시했다.

 첼로를 전공한 백 교수는 이번 행사에서 악기 이해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학생들이 악기 연주에 치중하다보면 악기의 특성을 잊게 마련입니다. 곡에 치우치죠. 그래서 저는 이번 캠프에서 첼로 테크닉을 중점적으로 기본작업을 가르칠 예정입니다. 사실 곡 이해는 2차적인 작업이거든요.”

 그 과정 속에서 악기와 대화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그것의 특성을 몸에 배이게 하고 싶다는 백 교수. 백청심 교수의 맑고 깨끗한 마음만큼이나 아름다운 음색이 오는 6일 예인고 콘서트홀에서 학생들과 함께 나눠질 예정이다.

 백 교수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유럽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국비장학생으로 유학, 지난 81년부터 23년째 서울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총감독 이봉기 교장

 이번 음악회 준비 기간 중 가장 많이 애쓴 사람을 꼽으라고 한다면? 바로 예인음악예술고 이봉기 교장이다.

 출연 교수진 모두 획기적인 아이템 기획에 찬사를 보내면서 학생들을 헌신하는 교육자로서 삶을 살아가는 이 교장을 높이 평가하곤 한다.

 음악 캠프의 총감독인 이봉기 교장은 이번 행사가 학생들의 음악에 대한 지평을 넓히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개교 5주년을 맞은 예인 예술고의 가장 큰 장점은 국내 및 해외 무대에서 활동 중인 거물급 음악가들을 자주 접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 과정에서 긴장하고 진정한 음악세계를 만나게 되는 거죠. 이번 행사 역시 학생들에게 신선한 자극이 되길 바랍니다.”

 지난해 서울대 정진우 교수를 초빙, 공개레슨을 열어 화제를 모았고 매년 이러한 형태의 캠프를 열어온 그인지라 이번 행사에 거는 기대는 더 크다.

 이봉기 교장은 원광대와 한양대학교 음악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쾰른 음악대학에서 유학했으며 지난 91년 한국 음악상을 수상, 국내 피아노계에서 쇼팽 전문 연주자로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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