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운산의 가을 단풍여행
선운산의 가을 단풍여행
  • 고창=남궁경종기자
  • 승인 2004.11.0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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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의 끝자락이 아쉬움을 토해내듯 천지사방이 온통 울긋불긋 오색 단풍으로 물들어 가고 있다.

 설악에서 시작한 오색물결이 남으로 속리를 거쳐 내장과 고창 선운산에 머물며 화려한 불꽃을 피우며 상춘객을 유혹하고 있다.

 청명한 가을하늘과 눈부신 햇살,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지난시간들을 차분히 정리하기에 가을 산행만큼 좋은것도 없을듯하다.

 전라북도 고창 선운산. 진홍빛 동백과 천년고찰 선운사로 전국에 널리 알려져 있는 이곳 선운산은 11월이면 떠나가는 가을의 아쉬움을 달래기라도 하듯 오색의 단풍들이 앞다퉈 자태를 자랑한다.

 선운산은 단풍으로 유명한 인근 내장산과는 또다른 색채를 띄고 있다.

 내장의 단풍이 은막의 여왕처럼 화려함을 자랑한다면 선운은 토종 단풍이 주종을 이루고 있어 갓 시집온 새색씨의 수줍은 미소를 연상케 한다.

 여기에 등산로마다 기암괴석이 우뚝 솟아 울긋불긋 단풍과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산행은 경수산만이 444m로 조금 높을뿐 도솔산(336m), 개이빨산(345m), 청룡산(314m), 비학산 (307m)등 300m를 조금 웃도는 고만고만한 봉우리들이 염주알처럼 선운사를 감싸고 있다.

 경수산에서 시작해 삼인종합학습원으로 내려오는 U자의 종주산행은 15개의 산봉우리를 포함하고 있지만 딱히 어려운 코스가 없어 아기자기하다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코스는 선운산의 모든 진미를 느낄수 있지만 10시간 이상의 장시간이 소요돼 단풍여행보다는 1박을 겸한 산행코스로 적합하다.

 단풍여행과 가벼운 산행을 계획하면 매표소에서 출발, 선운사를 지나 자연의집, 진흥굴과 도솔암을 경유해 천마봉, 낙조대에 이르는 코스가 가장 일반적 코스라 할 수 있다.

 소요시간도 3시간 이내로 선운계곡과 도솔계곡에 이르는 선운산의 비경을 두루 둘러볼 수 있어 초보자들에게도 적합하다.

 선운사 뒤편으로 보이는 봉우리를 흔히 개이빨산이라 부르는데 자세히 보면 여러 부처들을 모아 놓은 것 같다고 해서 여래봉이라 부르기도 하며 어떤이들은 금강산 만물상에 비유키도 한다.

 선운산에서 조망이 가장 좋다는 낙조대에 오르면 사방이 확트여 가슴마져 시원스레 ?어준다.

 서해 일몰이 아름답다는 뜻으로 짐작되는 낙조대 밑으로는 선운산의 비경들이 줄줄이 자리잡고 있으며 고개돌려 서해를 바라보면 탁트인 바다와 올망졸망 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낙조대를 지나 천마봉을 타고 도솔암을 향하면 기암괴석이 도솔계곡 양편으로 우뚝 솟아 중국 무협영화에서나 볼수 있는 이색적 풍경을 선보인다. 가히 선운 제일비경이 아닐런지.

 이곳에서 도솔암쪽으로 계곡을 따라 내려가면 암벽에 새겨진 마애불상(보물 제1200호)이 있다. 마애불상 배꼽 속에 신기한 비결이 들어 있고 그 비결이 나오는 날 한양의 이씨가 망한다는 전설이 있어 전라감사 이서구가 열어 보려다 난데없는 뇌성벼력으로 실패한 뒤 동학의 간부인 손화중이 배꼽을 열고 비결을 꺼내갔다고 전한다.

 비결의 존재는 알수 없으나 미륵불이 출현하여 이씨조선이 망한다는 소문이 돌아 결국 마애불상의 배꼽전설은 동학에서 민심을 얻는데 이용되기도 했다.

 신라 진흥왕이 수도했다는 진흥굴, 진흥굴 앞 여덟 가지가 묘하게 뻗은 장사송, 선운사 입구의 송악(천연기념물 제367호)을 구경하다 보면 어느덧 선운사에 이른다.

 선운산도립공원 시설지구와 주변에는 고창의 명물 풍천장어 요리집들이 즐비하다. 고창에 와서 복분자주를 곁들인 풍천장어를 맛보지 못하면 이곳에 왔다고 말하지 못할 만큼 일미를 자랑하고 있다. 

 ▲ 구시포 해수찜

 선운산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10여분을 달리면 고창 구시포해수찜월드가 나온다.

 이곳은 바닷물 염도가 높아 해수찜의 최적지로 꼽힌다.

 바닷물을 가마솥에 넣고 100도이상 끓여 약쑥을 넣은 물을 70∼80도 정도로 식힌 뒤 커다란 수건에 적셔 뒤집어쓰기를 반복하면 혈액순환과 피부미용에 매우 좋다.

 또한 검정약모래찜은 다른곳에서 볼수 없는 이곳만의 독특한 모래찜으로 산행의 피로를 푸는데는 그만이다.

  이 밖에 가족탕, 해수온탕, 해수냉탕, 불한증막, 황토모래찜질방, 녹차탕, 암반수탕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특히 불한증막은 소나무를 이용한 불가마와 바닷물 수증기를 이용해 건강욕 장소로 적격이다.

 이용요금은 2인1실 2만7천원, 4인 이상 단체실 1인당 1만원.(063-561-3323)  

 ▲서정주 시문학관

 선운산을 여행하며 빼놓을수 없는 또 하나는 미당시문학관.

 미당의 문학적가치와 예술을 한눈에 볼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미당의 문학작품과 생전의 생활도구들을 전시하고 있다.

 그간 논란이 됐던 미당의 친일작품도 전시되어 격동기 미당의 행적과 문학적 소양을 한눈에 볼수 있다.

 또한 미당시문학관을 찾으면 5천여평의 국화꽃단지가 순례자를 반갑게 맞이한다.

 꽃을 보며 미당의 ’국화옆에서’를 떠올리면 인고의 세월을 이기고 자아를 발견해가는 삶의 지혜를 배운다.

 국화꽃 단지는 정원환 고창군의원이 미당시문학관을 관광명소로 만들기 위해 사재를 털어 조성했다.

 11월 초순부터 활짝 피어난 국화꽃은 정의원의 바램처럼 이곳을 찾는이들에게 또다른 기쁨을 선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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