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자리]북치는 노인
[삶의 자리]북치는 노인
  • 승인 2004.11.05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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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는 힘이 강한 화산 스님은

眞제의 물음에

덩덩 덩더꿍하였으니

산하대지는 육진 진동 하였으나

한 가지를 아직 모르 누나

구월을 깬 산산한 바람에

산천이 단장하니

두두 둥둥 이로다

쿵쿵 쾅쾅 이로구나

하하하

요즘 경행하다보면 산봉우리부터 곱게 물들어 오는 산들이 어디든 멀리 유람 가고자 하는 마음을 쉬게 한다. 종교인들의 말 중에 ‘참는 자에게 복이 오나니’라는 말을 식자들이 忍中有和라 하는데 ‘忍’은 수행 덕목 중에 첫 번째로, 매우 중요하고 또한 성취하기 어려운 것이다. 참기 어려운 것 그것은 욕심이며 또한 이기심이고, 잘난 체 하고픈 마음이다. 참는 것 하면 오직 성내는 마음을 참아야 한다고 관념에 고정되어 있어 다른 것들은 마음 가는대로 행하며 살아간다. 소박한 생활보다는 화려한 인생을 꿈꾸는 속내들이 절제 할 줄 모르기에 실망과 좌절로 고통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 이것의 바른 이해가 없으면 종교적 사고와 현실적인 생활은 언제나 이율배반적 가치관 속에서 살게 되어 장년과 노년을 거치면서 회의에 빠지게 되고 현재에도 역시 종교에 충실 할 수 없는 신앙인이 되어버린다.

 우리가 목적을 세워 기도를 하게 되고, 또한 자녀들은 올바른 인생을 살려고 기도를 한다. 진리의 말-무욕을 가르칠 때 수행자적 세계에서 보는 시각과 종교인으로서 취해야 하는 태도를 잘 구분해야 한다. 수행자일 때는 근본 욕구의 마음까지가 존재적 가치에는 없다는 것, 그 자리를 깨닫지 못한 사람은 욕구가 일어남에 그것을 버리려 하는 것 그것이 수행자적 이해인가 하면 종교인들의 신앙관은 본질이 근본 무심이고 보니 현실에서 느끼는 부와 풍요 존귀 이러한 것들이 부질없는 것이라는 것을 자각하는 이해가 필요하고 참으며 살아가는 힘든 수행이 오히려 불편한 것이다. 현대인들의 사고는 많은 교육을 통하여 선악설로 태어난 사람일지라도 보편적으로 교육이 다 성취되어 어떤 것도 모르는 것이 없고 악하지도 않다. 세상은 마음이 만든다. 각박한 세상을 우리가 만들려고 노력해야 할지, 아니면 편안한 세상을 만들어야 하는지?

 우리 스스로 만드는 세상이고 보면 수행을 하여 지혜롭게 만들어, 아름다운 세상에서 우리가 살게 되었으면 한다.

 수행이 한해 두해 일 때는 어렵다고 느끼어 힘들어하며 지나가도, 그가 세월이 되고 나면 가슴속 어디에 욕망이 있어서 무욕이라는 말이 필요 한가, 이렇게 자신이 느끼게 되어 있다. 한 시간 앉아서 좌선하면 찰라찰라 짧은 시간 보내기도 어렵고 또한 번뇌가 화두를 잡아먹어 수행 그것은 어렵다고 느끼다가도 세월 속에 꾸준히 용기를 가지고 놀고 싶은 마음을 참고하면, 언제나 화두와 자신이 하나가 되어 있음을 알게 되어 있다.

화산의 解打鼓(해타고)는(북칠 줄 안다는)

또한 아는 놈 없는 것 이 라사

비로소 末後偈(말후갈)에 일음이니

그대 보았는가?

북치는 놈을

누군가가 나에게

북 칠 줄 아는 자를 묻는다면

물소리 졸 졸 졸 졸 졸 졸 하리라.

<일출암 상원 석인돈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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