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청정기, 무조건 믿으면 안돼
공기청정기, 무조건 믿으면 안돼
  • 강영희기자
  • 승인 2004.11.08 13: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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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웰빙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공기청정기의 수요가 점차 늘고 있지만 대다수 성능 미달인 것으로 나타나 소비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기본적인 공기청정 능력이 표시한 것에 비해 턱없이 모자라는데다 일부 제품은 유해가스도 전혀 제거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소비자들의 주의 선택이 불가피한 상황.

 한국 소비자 보호원이 공기 청정기 구입에 필요한 제품 선택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 7월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공기청정기 중 6개 업체 제품을 구입해 비교 실험을 실시한 결과 청정 능력 등 전반적인 성능이 제품의 표시와는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편집자 주> 

 ▲청정능력 표시치에 크게 떨어지고 평형 표기도 제각각

 공기 청정기의 주 기능인 실내 공기중의 부유먼지 제거 능력을 시험한 결과 전 업체 제품이 표시치에 비해 11∼60%까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청정능력 표시도 제품별로 ?평형, ?평형 거실, 실평수 등으로 제각각 표시하고 있어 소비자들이 실내 평형에 적합한 제품을 선택하는데 혼란을 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시험에서 공기청정기의 주된 기능인 실내 부유먼지 제거능력은 ㈜청풍 제품의 경우 표시에 비해 60%나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일산화탄소(CO)를 제거하는 청정기는 하나도 없었다.

  또 음식냄새 등을 없애는 탈취율도 신한일전기 제품은 31%에 불과했으며 나머지 제품도 57~74% 수준에 그쳤고, 일본 샤프전자 제품이 88%로 비교적 우수했다.

  그러나 공기청정기의 집진, 탈취, 살균 작용시 발생하는 오존은 모두 기준치(0.5ppm)를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소음도 가정용 냉장고보다 커

 공기 청정기의 소음량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시험결과 최대풍량에서 소음은 청정제품이 39dB로 가장 작았고 웅진 코웨이 제품이 53dB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소 풍량에서는 신한일전기 제품이 20dB로 가장 작았으며 청풍은 27dB로 가장 컸다.

 이를 600리터급 냉장고 소음(26∼38dB)과 비교하면 최대풍량에서는 크고 최소 풍량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소보원 관계자는 “대체로 청정능력이 떨어지는데다 소음도 가정용 냉장고보다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한국공기청정협회에 품질인증 관리를 강화할 것을 요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현재 공기 청정기는 한국 공기 청정협회에서 자율적으로 품질인증(단체표준인증사업)을 실시하고 있으나 인증 제품의 신뢰성 제고를 위해서는 품질 인증 사업에 대한 사후 관리 및 인증사업 전반에 대한 관계기관의 적절한 관리·감독이 요구된다.

  전북도 소비 생활센터 김종남 차장은 공기 청정기 사용의 신중함을 요구했다. 김 차장은 “공기 청정기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보다는 실내 공기를 자주 환기시켜 주고 필터 청소나 교환 등 공기 청정기의 올바른 사용방법을 잘 숙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비전력량도 꼼꼼히 따져봐야

 공기청정기는 텔레비전이나 오디오 제품 등과 달리 일시적으로 사용하는 제품이 아니므로 소비 전력량 확인이 매우 중요하다.

 밀폐된 공간에서 장시간 사용하는 공기 청정기는 제품 선택에서 중요한 고려사항이 된다.

 유통 중인 공기 청정기는 대부분 취침, 터보, 황사, 꽃가루 등 다양한 모드로 동작되도록 설계돼 있는데 각 모드에 따라 소비되는 전력량도 다르다.

 각 제품에 대해 모드별로 공기청정기를 1시간 가동하는데 소요되는 소비전력량을 측정한 결과 최대 풍량의 경우, 삼성전자 제품은 69Wh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신한일전기 제품은 23Wh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또한 취침시 등 최소 풍량상태에서 사용하는 경우 소비전력량을 측정한 결과 샤프전자 제품이 3Wh로 가장 적었고 그 외 제품은 6∼17Wh로 나타났다. 

 ▲소비자 상담 통계

  공기청정기와 관련해 소보원에 접수된 소비자 상담건수는 지난 2001년 165건, 2002년 244건, 지난해 519건에 이어 올해는 지난 9월까지만 363건에 달하는 등 매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품질과 관련된 상담사례를 내용별로 분류하면 사용 중 잡음이 나거나 소음이 크다는 불만이 19건으로 가장 많았고 먼지 제거가 잘 안된다는 불만이 12건, 공기 청정기에서 냄새가 난다는 내용이 7건, 또한 냄새 제거가 안된다는 불만이 6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공기 청정기는 또한 올해 소비자가 갖고 싶어하는 최고 웰빙 가전제품이다. 소비자 조사 결과 공기 청정기는 20·30대가 가장 갖고 싶은 웰빙 가전제품으로 전체 응답자 중 62%를 차지한다.

 삼성과 샤프, 신한일전기, 웅진 코웨이, 청풍, LG전자 등 6개 업체의 독과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조사 결과 우리 나라 공기 청정기 시장의 90%를 이들 업체가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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