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겨울
더운 겨울
  • 승인 2004.12.08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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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녀끝의 고드름을 연상하는 12월을 넘기고 있다. 하지만 아직 남쪽은 얼음 한번 안얼었다. 지난 7일이 대설이었고 며칠후 21일이면 나이 한살더 먹는다는 동지다. 대설과 동지로 이어지는 동지섣달이다. 고추같이 매운 소한 대한은 아직 내달에 남겨놓고 있지만 추위는 이즈음부터가 본격적이다. 살갓을 에이는 동지섣달 설한풍이라는 말같이 지금부터가 한창 추워질 때다.

▼그러나 올 겨울은 초동부터 별것이 아니다. 아침 저녁으로 좀 쌀쌀하기는 하지만 겨울날씨가 이 정도라면 약과다. 사람들의 영양상태가 좋고 직장이나 가정마다 난방시설을 갖춰놓고 있기에 추위를 덜 타게 되어 있다. 그래도 겨울은 추워야 하고 여름은 더워야 한다. 그래야 논,밭의 각종 병균이 추위에 얼어죽고 더워야 벼가 잘익어 풍년이 든다. 이것이 농경국의 기후조건이다.

▼지금 일본을 비롯한 중국, 대만 등 아시아의 날씨가 큰 요동을 치고 있다. 지난 5일 일본열도를 강타한 온난저기압으로 인해 도쿄가 12월 기온으로는 사상 최고인 25도를 기록했다. 겨울의 도쿄거리에 반팔이 활개를 치고 다니는 등 "더운 겨울"을 실감케 했다는 소식이다. 일본 전역의 기온이 평균 10도 이상을 웃돌아 백화점에서는 에어컨이 가동되는 "겨울 속의 여름"이었다고도 한다.

▼이런 기상이변은 중국, 대만으로까지 이어져 중국은 지난 주 사흘동안 짙은 안개가 낀데 이어 금년들어 가장 거센 강풍이 불어닥쳐 도처에 큰 피해를 냈으며 베이징은 대풍(大風)경보가 발해지기까지 했다. 대만과 필리핀도 지난 4일 100여년만에 처음으로 "겨울태풍"이 상륙, 이 일대에 엄청난 인명, 재산피해를 발생시켰다고 전하고 있다.

▼이같은 기상이변은 폭발적으로 발달한 저기압 영향으로 강력한 태평양 고기압 세력에 밀린 저기압이 이상기온을 일으켜 아시아 각지에 이상난동과 겨울 태풍 등을 불러들이고 있기때문이라고 기상학계는 전한다. 지구내 아황산 가스의 증가와 엄청난 에너지 발산이 그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구의 뜨거워짐이 재앙도 함께 부를 수 있다는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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