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청까지 옮아가면
도교육청까지 옮아가면
  • 승인 2004.12.10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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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도 교육청 이전에 관한 중앙투자심의위의 승인이 떨어짐에 따라 이미 청사를 옮긴 전북경찰청은 물론 내년도 예정의 전북도청, 그리고 고법과 고검을 신규 설치하는 전주지방법원과 지방검찰청 등 주요 도단위 기관의 새 행정타운 쪽 입주가 확정되었다.

 당초 서신동 효자동 일대 서부 신시가지가 조성되고 행정타운의 밑그림이 나왔을 때부터 전주시의 백년대계 구도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이견이 분출하지 않았지만 서쪽으로의 전주시 도시 계획 중심 이동이 막상 현실화하게 되자 도시의 불균형이나 구도심 공동화, 기능의 극대화 면에서 적지 않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북쪽에서부터 법원 검찰, 종합경기장, 도교육청, KT&G 전주공장, 그리고 전북도청으로 꿰뚫어지는 일직선상의 공동화 선은 도시구조 근간을 잡아먹는 마(魔)의 대역(帶域)이라 할 수 있다. 종합경기장 정도가 컨벤션 센터를 들여온다는 개발 목표를 갖고 있을 뿐 뾰죽한 방안이 아직 도출되지 않은 실정이다.

 도청에 전라감영을 복원한다고 하다가 겨우 540평의 부지에 흉내내기 식 고가를 짓고 KT&G 자리는 민간 아파트를 짓는 허가가 나 있을 만큼 구도심 활성화 내지 발전 전략과는 거리가 먼 형편이다. 전라감영 복원을 현도청과 그것을 둘러싼 주변부 포함 지역에 확대한다거나 KT&G 부지를 공원으로 활용함으로써 구시가지 구조를 혁신하려는 전향적 기세는 결코 아니다.

 반면에 전주는 전통문화도시 조성이라는 특유의 비전과 계획을 쏘아 올리고 있는 중이다. 새로 지을 전라감영과 남문, 경기전, 한옥지구를 안은 전통문화 보존구역이 한데로 이어지는 더 바라기 어려운 환경과 시간적 호응도 받고 있다. 도교육청과 KT&G 로 막바로 닿아있는 반 슬럼지역의 재개발이라는 명분도 있다.

 가련산 자락에서 이목대까지 전주 구시가지가 한 달음에 새로운 면모로 변화하고 전통문화도시 이름에 걸맞은 분위기와 풍광을 유감없이 발휘하게 될, 주요기관 헐리고 난 뒤의 구상이 어떨지 흥분이라면 흥분이라 할 수 있다. 도교육청까지 옮아가면 전주시 하기에 따라서는 그야말로 독창적인 ‘희망 시가지’ 만들기의 호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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