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흥청대는 연말 분위기는 고사하고 오히려 썰렁한 찬 기운만 느껴질 뿐이다. 음식점, 유흥가 등 송년예약이 급강하고 호텔의 예약사태도 예년의 30%선이라는 비명이다. 우리 연말보내기 문화가 좀 성숙한 탓인가, 아니라면 연말의 들뜬 기분을 업은 질탕한 호기가 좀 가라앉은 탓인가. 물론 그런 자숙적인 일면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원인은 거기에 있지 않다.
우리 경제가 전면적으로 하향국면에 있기때문이다. 경제불황에 의한 연말분위기가 실종된 것이다. 경제가 돌아가야 분위기가 상향되고 연말의 거리가 활기를 찾는데 경제가 밑도는 판에 연말분위기나 연말경기가 살아날 까닭없다. 그래서 연말 경기 부양책을 세우는 것이 최대의 급선무다. 경제의 바탕이 나쁜데 부양책을 어떻게 세우느냐 하지만 그래도 정책차원의 부양책을 찾는 것이 최대의 급선무다.
얼마전 전북도는 연말 연시를 맞아 우리 상품 사주기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전개하자고 호소했다. 김장이라는 배추 성수기에 배추값의 폭락으로 배추를 갈아엎는 소동을 덜기 위한 배추사주기 운동이다. 이 운동이 상당히 결실을 얻어 생산농민들에 크게 보탬이 되었을 것이다. 이같은 대대적인 사주기운동이 정책차원의 내수경제를 부추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연말경기 부양책도 그 예외가 아니다.
그 일환책으로 정부는 정부대로 관하 각 관공서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각종 사업이나 공사 등 미집행 예산을 미리 집행하여 이를 시중에 푸는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각 금융기관에서도 비축된 연말자금을 실수요자에 융자해주는 것도 연말경기를 부추기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필요이상의 과소비에 의한 풍성풍성한 연말경기는 당연히 지양되어야 하지만 경제부양이 없어서 연말이 쓸쓸할만치 침체되는 상황 만은 결코 바람직스럽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