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설 금병매 <243> “네 이놈들, 증인의 말이 사실이렸다?”
평설 금병매 <243> “네 이놈들, 증인의 말이 사실이렸다?”
  • <최정주 글>
  • 승인 2004.12.15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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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무송, 돌아오다 <63>

“그 뿐만이 아니다?”

“예, 부지사 나리. 청아현에 간 형리들은 서문경이 내놓은 은자로 좋은 술과 안주, 그리고 기생과 하룻밤 여흥을 즐겼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부지사나리께서 수색하라고 영을 내린 벽 뒤와 천장을 형식적으로 수색하는 체 하고 돌아왔습니다.”

“그것이 사실이더냐?”

진문소의 얼굴이 분노로 일그러졌다.

“제가 어찌 거짓을 아뢰겠습니까?”

“오냐, 좋다. 내가 청아현으로 보냈던 형리 다섯 사람은 앞으로 나서라.”

진문소의 명령에 형리 다섯 명이 엉거주춤 앞으로 나섰다.

“네 이놈들, 증인의 말이 사실이렸다?”

진문소의 추궁에 형리들이 서로를 멀뚱멀뚱 바라보다가 한 놈이 죽여 주십시오, 하며 무릎을 털썩 꿇었다. 그러자 나머지 네 놈도 따라서 엎으러 졌다.

“부지사 나리, 소인들의 생각이 짧았습니다. 현지사와 서문경이 베푼 향응을 받았습니다. 나리께서 말씀하신 곳을 수색하기는 했습니다만, 증거품을 찾지는 못했습니다.”

“네 놈들의 말을 들어보건대, 미앙생이 올린 여기 이 진정서의 내용이 사실임을 알겠구나. 관리들의 공무 불이행은 따로 심문하여 징치하도록 할 것이며, 우선 청아현에서 일어난 이의전 살인사건에 대한 판결을 내리겠노라. 증인들의 말을 들어보건대, 무송이 이의전을 창 밖으로 던져 살해했다는 증거가 미흡하다. 허나, 무송이 창 밖으로 던지지 않았다는 증거 또한 명확하지 않다. 앞으로 이 사건은 더 자세하게 조사하여 처리할 것이다.”

진문소의 말에 무송이 머리를 조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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