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설 금병매 <249> 손장난을? 여자도 그래?
평설 금병매 <249> 손장난을? 여자도 그래?
  • <최정주 글>
  • 승인 2004.12.22 17: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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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옥향의 반란 <5>

경이 년의 숨넘어가는 소리가 잠시 이어지는가 싶더니, 이어서 태국이 놈이 으으으으 마지막 안깐힘을 썼다. 그리고 잠시 침묵이 이어졌다.

‘내가 지금 멀하는 짓이지? 아랫 것들의 방사를 엿들으며 무슨 짓을 하는 것이지?’

옥향이 중얼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눈물이 괸 눈으로 하늘의 달이 올려다 보였다. 곧 비라도 내리려는 것일까? 달무리가 져 있었다.

“아씨가 불쌍해.”

경이 년의 그런 소리가 막 돌아서려는 옥향의 발길을 붙들었다.

“왜?”

“그 좋아하시는 방사도 못 하잖아. 어제는 새벽에 혼자 끙끙 앓는 소리를 내드라구.”

경이 년이 말했다.

“끙끙 앓아?”

태국이 놈이 얼른 물었다.

“혼자 손장난이라도 치는 것 같았어.”

“손장난을? 여자도 그래?”

“동무들의 말을 들어보면 가지나 오이로 하는 애들도 있다고 했어. 남자의 물건 대신 가지나 오이를 거기에 박고 쑤셔댄다는 것이지.”

“헌데, 정숙한 아씨가 그런다는 말이지?”

“내 눈으로 안 봤지만, 꼭 그 짓을 하면서 내는 소리같았어.”

“사내가 그렇게 그리우면 방법이 있을텐데.”

“무슨 방법?”

“세상에 쌨는 것이 사내잖아. 내 동무라도 하나 붙여줄까? 밤에 슬쩍 불러들여 별당으로 보내면 안 될까? 아무리 정숙했던 여자라도 사내가 그리우면 어쩔 수가 없어. 사내 냄새만 맡아도 정신이 홰까닥 돌아버릴 것이라고.”

태국이 놈의 은근한 말에 경이 년이 질겁을 했다.

“미쳤어. 주인 나리가 아시면 태국이는 죽어. 괜한 짓 말어. 나 갈게. 만두는 혼자 먹어.”

경이 년의 말에 옥향이 서둘러 자기 방으로 돌아왔다. 잠시 후에 경이 년이 고양이 걸음으로 돌아와 제방으로 들자마자 이내 코를 고는 소리가 들려왔다.

‘경이는 얼마나 행복할까?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는데. 서방님과 방사를 하고나면 몸이 천근만근 무거워 이내 잠이 들곤 했었는데. 잠을 자다가도 손만 내밀면 장작개비처럼 단단한 서방님의 물건이 잡히곤 했었는데.’

옥향이 긴 한숨을 내쉬다 말고 손가락으로 젖꼭지를 비비작거렸다. 눈을 감고 서방님의 손길을 머리 속에 그리자 이내 아랫녁 둔덕이 따뜻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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