떳떳하게 살자
떳떳하게 살자
  • 승인 2004.12.30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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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연말이면 우리 공직자들은 연말 소득세 정산에 여념이 없다.

그런데 어느 날 나는 영수증 챙기다 말고 부아가 치밀어 벌떡 일어섰다.

국민연금관리공단의 발표에 의하면 이 땅의 대부분의 “자영업자”들과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종 종사자들 7-80%가 월 소득이 100만원 이하라고 신고했다는 것이다.

현재의 경제사정이 힘든 건 알지만 거의 대부분이 세금과 연금을 내고 나면 굶어 죽을 지경이라는 이 엄살을 어찌할 것인가.

우리 같은 봉급 생활자들의 유리지갑을 들여다보고 뗄 수 있는 모든 세금을 다 공제하는 당국자들도 그들의 엄살 앞에선 두 손을 들고 말았다니, 우리나라가 언제까지 이런 엄살꾼들을 신분이란 이름으로 존중하며 살아야 하는가. 그들이 하는 일이란 결국 자기 사업을 통해 자신의 재산을 증식하는 일 이외 그 무엇이 있는가. 자기 이익을 위해 장사하는 사람이 가장 애국적이라고 큰소리치는 이 현대판 “역설적(逆說的) 사농공상(士農工商)” 앞에 그저 우리 공직자들은 속수 무책으로 당하고만 있어야 하는가.

이들은 파렴치하게 술집에 가서 자기 딸 같은 “영계‘를 찾고, 자기 사업상 이익을 위해 관련자들에게 ”뇌물“을 바치고, 음주 운전하다 걸리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마한 뒤 그걸 자신의 능력이라고 착각하고 있다.

집에선 아이들을 자신의 대리만족을 위해 일류대학을 가야한다며 쥐어짜고 패면서 학교에서 손바닥이라도 맞으면 교장실에 전화해 항의하고, 자기들은 밤낮 없이 골프 치다가 공직자들이 어쩌다 연습장에라도 가면 ”세월 좋구먼, 이젠 공무원들이 골프까지 치고...” 어쩌고 하면서 혀를 끌끌 차는 사람들을 위해 지금까지 우리 공직자들은 숨죽여 왔다.

방만한 경영을 하다 사업체 부도내고는 무슨 독립운동 자금이라도 대다가 망한 사람처럼 국가를 원망하며 큰소리치는 사람들을 위해, 그리고 가난한 영세업자가 망하면 신용불량자가 되고, 대기업이 망하면 국민의 혈세(血稅)로 공적자금을 투입하여 막아 주는 세상에서 우리는 고개 숙이며 살아왔다. 그들 중 우리 공직자들보다 더 도덕적이고 더 애국적이며 우리나라의 진정한 발전을 위해 더 열심히 봉사하는 자 있으면 돌을 던지라. 그런 돌에 맞아 장렬히 전사하고 싶은 것이 우리 공직자들의 심정이다.

인간 유형은 "떳떳한 사람"과 "뻔뻔스러운 사람" 둘로 생각해 볼 수 있다. 떳떳한 사람은 제 할 도리를 다 했기 때문에 스스로에게나 남을 향해서 당당한 사람이다. 반면 뻔뻔한 사람은 정반대로 특별히 한 일이 없으면서도 받으려 하는 사람이다.

인간관계에서 뻔뻔스러운 사람은 배척을 받고 떳떳한 사람이 환영을 받아야 하며 주위 사람들에게 뻔뻔하다는 소리를 듣고 사는 것보다는 떳떳하게 산다는 말을 듣고 사는 편이 좋다. 그런데 요즈음 세상은 점점 부패의 사슬에 묶여 뻔뻔함을 겨루는 경기장 같다.

이제는 우리 모두 스스로에게 당당한 사람이 되자. 험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많은 일들, 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진정 스스로 좋은 일을 하고 스스로 원하는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떳떳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안도<호남제일고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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