開物成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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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12.30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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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 새해가 밝았다. 만물이 구각을 벗고 새세상으로 나래를 펴는 새해 새날이다. 모두가 새마음으로 새꿈을 꾸고 새로운 천지를 향해 달려나가는 첫날이다. 옷깃을 여미고 경건한 마음으로 한 해의 소망을 빌어본다. 이 해도 부지런하고 건강하고 씩씩하게 모든 것이 소원성취되는 한 해가 간절한 염원이다. 이웃과 이웃이 화평하고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는 화합도 절실하다.

▼그날의 하루가 아침에 있고 그 해의 1년지계(一年之計)를 재어춘(在於春)이라고 했다. 하루의 시작은 아침이 중요하고 1년의 계획도 그해 첫달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 모두 새해 첫날, 첫달의 중요성을 이른 선현들의 덕담이다. 그래서 재래적 음력의 정월 초하룻날은 궂은 것을 멀리하고 좋은 일만 찾아 행하는 습관이 예로부터 권장되어 왔다. 양력 설도 그 예외가 아닐 것이다.

▼개물성무라는 말이 있다. 논어에 나오는 말이다. 만물의 뜻을 개통하여 천하의 사무를 시작한다는 뜻이다. 개인으로부터 크게는 나라의 일까지 일의 개시를 말한다. 물론 나라의 일은 요즘으로 말하면 관공서다. 관공서 일이 잘되어야 백성들이 편안히 잘살 수 있다고 해서 정월의 개물성무를 크게 세웠던 것 같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국가사업이 잘돼야 국리민복이 이뤄진다.

▼일제 통치때에는 양력 과세(過歲)만이 국민들에 강요되었다. 양력 준용의 양력설을 놓아두고 음력 이중과세라는 그만치 경제적 손실을 가져온다는 것이 일제의 구실이었다. 그러나 실은 양력설이 곧 일본 설이어서 음력설의 고유한 조선의 세시풍속을 은근히 말살하기 위한 일제의 계획적인 양력 설의 강요였다. 이것도 일제에 의한 우리문화 말살정책의 일환이었던 거다.

▼지금은 음력설이건 양력이건 별 상관없다. 아직도 우리 전통적인 음력설이 대종을 이루고 있지만 양력설을 쇠는 가정도 상당수에 이르고 있다는 것이 한국가정문제연구소의 풀이다. 경제적 여유가 생기면서 정부는 음력이건 양력이건 이를 개의치 않는다. 다만 정월 초하룻날이라는 의미는 우리의 재래적 민속의식을 되살리는 최대의 명절이외 만물이 개통한다는 뜻도 함께 한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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