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원 도시락에 4000원을 말하는 도청
2500원 도시락에 4000원을 말하는 도청
  • 승인 2005.01.14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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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식아동에 지급하는 2500원 짜리 도시락이 공급자들의 농간과 해당 관청의 관리 소홀로 형편없는 식단이 되고 있음이 밝혀졌다. 공급측의 설명은 1000원을 운송비와 이익으로 하고 나머지 1500원으로 내용물을 만들다 보니 그렇다는 변명을 하는 판에 동업계는 그나마 밥.반찬에 1500원이 아니라 1000원 정도 어치밖에 들어가지 않았다고 증언하고 있다.

 이튿날 바로 똑같은 가격에 차려지는 보다 내실있는 도시락을 공급함으로써 그것이 빈말이 아님을 증명하여 주었다. 도시락 전체 대금에서 운송비와 이윤으로 40%를 뗀다는 자체도 터무니없거니와 그것도 500원을 과대 분식 계산함으로써 실상은 1500원이 운송과 이윤으로 떨어지고 나머지 1000원으로 아동들 식사를 만들었다는 말이다.

 이런 사정이 백일하에 드러나자 서귀포에 이어 군산시가 국민에게 공식 사과했다. 앞으로 철저한 관리감독으로 부조리 시정이 이루어져야 하겠지만 공급자들의 지금까지 책임은 어찌할 것인지 그에 대한 처리도 보다 명백하게 하여 잘못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강력한 자물쇠를 채우는 일도 생략할 수 없을 것이다.

 이와같은 상황에서 도청측이 ‘2500원 공급가격이 너무 저렴하니 4000원으로 올리도록 정부에 건의하겠다’는 의견을 말한 것으로 알려져 일반의 울분을 자아내고 있는 사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2500원 공급가에서 6할을 떼어 낸 4할의 가격 1000원으로도 식단이 차려지는 과정은 살펴보지 않고 불쑥 4000원으로 올리자는 공무원의 무책임성, 적당주의, 실상 미파악 등 태만과 부조리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으로 국고를 운영하고 주민복지를 관장하고 있다면 도대체 그런 업무가 얼마나 비효율과 낭비로 점철될지 생각만해도 끔찍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4000원을 주어서 1000원은 도시락을 만들고 3000원은 공급자에게 돌아가는 이런 허황됨이 세상에 어디 있다는 말인지 아연케 할 뿐이다.

 바로 그런 사고방식이 전북을 뒤떨어진 낙후지역, 하릴없이 시위로 날을 새고도 먹고 살 수 있는 사람들이 생기는 지역으로 만드는 원흉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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