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적나라한 실례가 제일은행이라고 할 수 있다. 15조원의 공적 자금 투입-구조조정-외국기업에 불과 5천억원의 헐값에 매각-풋백 옵션에 걸려 3조원을 추가 부담-영국계 스탠더드 차터 은행에 3조5천억원 매각의 과정이다. 이부총리가 사모펀드를 주창한 시점은 제일은행이 정부의 풋백옵션 이행까지 받고 HSBC와의 사이에 매각협상 분위기가 무르익은 시점이었다.
그때 사모펀드 3조원이 조성되고 제일은행이 외국계 기업에서 다른 외국계 기업으로 핑퐁되어 넘어가기 전에 이를 인수할 찬스를 잡는다는 가정을 해 보면 이헌재 사모펀드의 가치나 타이밍을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부총리의 입각으로 사모펀드가 무산되고 그로인해 사모펀드 모집 바람까지 잠재워진 건 국가적인 아쉬움이 아닐 수 없다.
요사히 사모펀드 바람이 살살 이는 모양이다. 월드스타 빌딩 딜과 수천억원의 수익, 외환은행 염가 취득 등 외국계 펀드 회사의 보통 수천억원에 이르는 기업경영권 대상 수익 획득 바람이 국내업계로 하여금 각성하도록 다그치고 즉각적으로 어떤 방안인가를 모색하지 않으면 안되도록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왕 바람이 일어나려면 전국적으로 민간인 사모펀드가 활성화하여 중소 혹은 영세기업들이 기존 질서의 금융권이 아닌 신규 진입자들로 새로운 투자 형태를 꾸미는 적극적인 구도가 되었으면 한다. 전북지역도 순수 민간펀드 회사를 발족시키거나 민관이 합동으로 지방공사같은 방식의 기관펀드를 조성하면 지역경제 활성화의 한 구체적 방안도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