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터폐지 섬유산업 도약의 기회로
쿼터폐지 섬유산업 도약의 기회로
  • 태조로
  • 승인 2005.02.04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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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산업은 전북지역 수출 주력산업으로 지난해 수출실적 3억달러를 넘어서는 등 지역경제에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대내외적인 경제환경 변화에 따라 최근 몇 년간에 걸쳐 상당수의 기업들이 중국 및 동남아 등지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등 그 위상은 크게 약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설상가상으로 올해부터 섬유제품 무역에 관한 쿼터제도가 폐지되면서 도내 섬유산업이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섬유 쿼터제도란 미국, EU, 캐나다, 터키 등 주요 섬유수입국들이 품목별, 국별 쿼터를 정해놓고 그 물량범위 안에서만 수입을 허용하는 제도이다.

 우리 나라의 경우 80년대 섬유수출의 확대로 다량의 쿼터를 확보, 상당부분 베트남·중국 등 후발개도국들로부터의 추격을 피하는 장치로 작용해왔다.

 그러나 올해부터 쿼터제도가 완전히 폐지되어 중국·인도 등 후발 개도국들과 무한경쟁 시대에 진입하게 되었다.

 다행히도 최대 위협국인 중국의 경우 미국이 오는 2008년까지 섬유 세이프 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키로 해 당장 발등의 불은 끈 상황이다.

 하지만 미국이 중국에 대해 섬유 세이프 가드를 발동하더라도 인도·인도네시아·방글라데시·베트남 등 후발 개도국들의 추격은 더욱 거세질 것이고 중국 역시 미국을 제외한 EU 등 대규모 시장에서 한국에 커다란 위협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섬유쿼터 폐지는 세계 섬유시장을 놓고 무한경쟁시대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 즉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기업들은 살아남을 수 없다.

 이 같은 점에서 섬유쿼터 폐지는 도내 기업들에게 위기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섬유쿼터 폐지를 도내 섬유산업이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다행히 도내에는 니트산업연구원 등 섬유산업 발전을 위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이 같은 인프라와 오랫동안 축적된 노하우, 그리고 기업들의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도전정신이 결합한다면 위기를 극복하고 세계 속의 섬유생산기지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산업자원부 및 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우리 나라 섬유산업은 쿼터폐지 이후에도 세계 원단공급국으로, 남자용 드레스 셔츠 및 드레스, 패션 의류 분야 등에서 여전히 강점을 가지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들 품목의 경우 그동안 꾸준한 구조조정과 기술 및 디자인 개발 등으로 국제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점들을 감안할 때 도내 섬유산업의 재도약을 위해서는 우선 섬유제품의 고급화 및 차별화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 즉 신기술 및 디자인 개발을 통한 품질고급화와 더불어 독자브랜드 구축 및 해외마케팅 강화에 기업들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나아가 고기능성 및 산업용 섬유, 나노섬유 및 연료, 디지털날염 및 패션의류 개발 등을 통해 전북지역 섬유산업 구조를 고도화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기술혁신과 새로운 시장창출이 가능한 산업용 섬유의 핵심기술 개발을 통해 21세기 우리 나라 섬유산업의 성장을 주도할 미래 성장동력산업으로 적극 육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산업용 섬유는 고부가가치이며 전세계적으로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나라는 아직 산업형성 초기단계에 머물고 있어 향후 성장잠재력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섬유산업=사양산업’이라는 등식을 선입관처럼 깊이 인식하고 있으나 인류가 생존하는 한 섬유산업은 절대 사양산업일 수 없다.

 섬유쿼터 폐지를 계기로 침체에 빠져 있는 도내 섬유산업이 재도약할 수 있는 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전재일<한국무역협회 전북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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