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절(拜)의 예절(禮節)
전통 절(拜)의 예절(禮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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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2.05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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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의 예절은 우리 민족의 고유 문화이며, 우리 민족의 인간적 도리(道理)의 표현이다. 같은 민족의 예절이라도 반드시 동일한 것은 아니며 지역에 따라서 약간씩 다를 수 있다. 우리 민족도 다양한 풍속을 가지고 있는데 이 풍속에 따라서 예절이 약간은 다르므로 반드시 획일절으로 통일시킬 필요는 없다고 하더라도 공통점은 있어야 사회 질서 유지와 사회 통합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한민족에게는 적어도 하나의 공통된 예절이 있어야 한다.

  예절은 상대방에 대한 존경과 공경의 표시이다. 서양의 예절의 하나인 악수(握手)가 상대방에 대한 적의(敵意)가 없고 호의적이라는 표시라면 우리의 절(拜)은 상대방에 대한 호의를 넘어서 존경과 공경의 표시이다. 그러기 때문에 절을 하는 사람의 표정이나 절을 받는 사람의 표정이 다같이 정중하며 밝고 맑으며 미소와 기쁨으로 나타난다.

  옛날부터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말과 같이 예절 바른 사람에게는 악의(惡意)로 대할 수 없을 것이며, 또한 예절 바른 사람을 악평할 수도 없을 것이다. 절의 대상에는 사람, 국기, 묘, 영정, 지방, 비석 등 조상의 표시물과 상징물이며 또한 신앙의 상징물(십자가, 불상) 등이 있는데 대상에 따라서 절하는 방법은 약간씩 다르다.

  전통 절의 방법으로 사람과 묘, 영정, 지방, 비석 등 조상을 나타내는 상징물에 대해서는 의인화(擬人化)하여 몸을 엎드려 절하거나 또는 허리를 굽혀 절한다. 신앙의 상징물인 십자가나 불상에 대해서는 기도하거나 합장(合掌)을 한다. 몸을 굽히는 것은 물론이고 기도나 합장도 대상에 대하여 공경의 마음을 표하는 것은 마찬가지의 의미이다.

  사람에게 절할 때는 절을 하는(進拜) 법도와 절을 받는(答拜) 법도가 있다. 절하는 사람만 몸을 굽히는 것이 아니라 절을 받는 사람도 몸을 똑같이 굽히거나 약간만 굽히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절하는 사람과 절 받는 사람의 관계에 따라서 다르다. 어른 앞에서 공손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 두 손을 마주 잡는(拱手)데 이것은 절을 하기 위한 기본 자세이기도 하다. 공수법(拱手法)은 남녀에 따라서 그리고 평상시와 흉상시에 따라서 각각 다르다. 공수에서 엄지는 엇갈리게 깍지 끼고 포개며, 손은 단전(丹田)에 놓는다.

  절의 종류가 있는데 절은 남자냐 여자냐에 따라서 다르고, 또 공경의 정도에 따라서 다른데 큰절, 평절, 반절이 있다. 큰절에는 남자는(계수배) 여자는(숙배)가 있는데 답배가 필요 없는 웃어른과 의식 행사에서 하며, 평절에는 남자는(돈수배) 여자는(평배)가 있는데 답배가 필요한 웃어른이나 같은 또래 사이(맞절)에 하며, 반절에는 남자는(공수배) 여자는(반배)가 있는데 웃어른이 아랫 사람의 절에 대해 답배할 때 하는 절이다.

  절의 기본 횟수는 남자는 양(陽)이기 때문에 최소 양수인 한번, 여자는 음(陰)이기 때문에 최소 음수인 두번이 기본인데 산 사람에게는 기본 횟수만 하고, 의식 행사와 사망한 사람에게는 기본 횟수의 배를 한다(남자 2번, 여자 4번).

  남자가 하는 공경 동작에는 읍례(揖禮)가 있는데 읍이란 남자가 공경을 표하는 손(手)의 기본 동작으로서 절을 할 수 없을 때 절 대신 예를 표하는 방법이다. 읍례의 종류에는 상읍례, 중읍례, 하읍례가 있는데 상읍례는 대상을 향해 공수한 손을 눈높이로 올리며 큰 절(웃어른께)을 대신할 때 하고, 중읍례는 상읍례와 같이 하되 공수한 손을 입높이로 올리며 평절(보통어른께)을 대신 할 때 하고, 하읍례는 상읍례와 같이 하되 공수한 손을 가슴높이로 올리며 반절(아랫사람에게)을 할 때 한다.

  읍의 기본 동작은 두손을 모아 공수(拱手)하고 두 다리를 편하게 벌리며 고개를 숙여 발끝을 본다. 공수한 손을 무릎 아래에 이르도록 허리를 굽히고 나서 허리를 세우며 공수한 손을 밖으로 원을 그리며 팔뚝이 수평이 되게 올린다. 공수한 손을 읍의 종류에 따라서 팔꿈치를 굽히며 정한 위치로 끌어들여 멈춘 후 공수한 손을 원위치로 내린다.

서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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