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환율 악재로 조정
증시, 환율 악재로 조정
  • 승인 2005.02.22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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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악재가 1,000선을 바라보는 주식시장의 발목을 잡았다.

여기에 이틀째 계속된 대규모 프로그램 매도세까지 이어져 증시의 조정을 부추기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대체로 시장의 분위기가 워낙 달아올라 있는만큼 원화 절상이나 일시적 프로그램 매도가 대세 상승을 가로막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 환율, 1,000선 발목잡나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전 10시10분께 1천20원선 밑으로 떨어진 원/달러 환율은 오후 1시50분 현재 1천11.2원 수준까지 급락한 상태다.

1천20원선 붕괴 소식에 종합주가지수도 낙폭을 키워 이 시간 현재 전날보다 5포인트 이상 떨어진 983선에 머물고 있다. 7일만에 나타난 조정이다.

무엇보다 원화 절상에 반가울 것이 없는 전기전자, 조선, 자동차 등 대표적 수출주들이 줄줄이 약세로 돌아섰다.

삼성중공업[010140]이 3%이상 떨어졌고 현대중공업[009540]과 현대미포조선[010620]도 3~4% 하락했다.

삼성전자[005930], 삼성SDI[006400], LG전자[066570], 하이닉스[000660] 등 주요 대형IT주들도 모두 2~3% 약세며 현대차[005380]는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으나 장중 한 때 내림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올해 꾸준히 원화절상이 진행되고 중반 이후 원/달러 환율이 1천원 밑으로 떨어진다는 것이 현재 시장의 컨센서스인데다 중국의 위안화 절상 가능성도 높아 올해 내내 국내 증시는 환율 부담에서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리먼브라더스는 올초 발표한 전망에서 원/달러 환율이 올해말 900원선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고 JP모건 역시 올 2.4분기께 980원선까지 밀릴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환율 절상이 점진적으로, 그리고 일본 엔화 등 여타 아시아국가 통화와 비슷한 속도로 이뤄질 경우 환율 요인으로 증시의 상승 기조가 꺾일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이 아직 우세하다.

현대증권의 전인수 투자전략팀장은 "원화 절상이 IT, 자동차, 화학 등 수출주에 부정적인 것은 사실이며 실제로 오늘 원/달러 환율이 1천20원선 밑으로 떨어진 뒤 증시가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원화 절상이 지난해 말과 같이 한달 사이 5~10%씩 급격하게 이뤄지지 않고 엔화 등과 속도를 맞춰간다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올해 중반께 원/달러 환율이 1천원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점진적으로 절상된다면 내수회복, 풍부한 유동성 등이 뒷받침하는 증시 랠리에 큰 충격을 주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박석현 교보증권 연구원도 "최근 달러화 약세 추이가 지난해 일방적이고 빨랐던 것과 달리 안정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한다"면서 "오히려 점진적 원화절상은 우리 경제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반영하는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 프로그램 매도도 증시에 부담

현재 프로그램 매매도 총 744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이며 지수 조정을 이끌고 있다. 전날엔 프로그램 순매도가 4천533억원어치에 달하면서 지수의 상승폭을 제한했다.

그러나 증권사들은 대체로 전날과 이날 프로그램 매도세로 매수차익잔고가 크게 줄어든만큼 향후 추가적 매물 출회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황재훈 LG증권 연구원은 "전날 차익거래용 프로그램 매매에서 2천억원을 상회하는 대규모 매도 물량이 출회됐으나 긍정적으로 해석된다"면서 "이는 지수 상승 과정에서 나타난 것으로 매수차익잔고가 고점대에서 크게 감소해 부담이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3월 동시만기일이 다가오면서 베이시스는 점차 보합권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은만큼 만기전 프로그램 매수세의 재유입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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