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자들의 상상력
수학자들의 상상력
  • 승인 2005.02.28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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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다각형이란 모든 변의 길이와 모든 각의 크기가 다 같은 다각형을 말한다. 예를 들면, 정 삼각형, 정 사각형, 정오각형, 정 육각형, 등 무수히 많은 정 다각형이 있다. 그런데 정 다면체란 모든 면이 합동인 정 다각형으로 이루어져 있고 면과 면이 만나는 모서리의 각의 크기가 모두 같은 3차원 입체를 말한다. 정다면체의 특징은 하나의 꼭지점에 모인 정다각형의 개수가 모두 같으며 그 모양은 볼록하다는 것이다.

 흔히 우리 주위에 있는 정다각형은 주사위 모양인 정육면체이다. 또한, 4면이 모두 똑같은 정삼각형으로 되어 있는 정사면체가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정다각형의 경우에서처럼 정다면체에서는 그 예를 푸짐하게 계속 제공할 수 없다. 왜냐하면, 정다면체는 일찍이 그리스의 수학자들이 발견했듯이, 정사면체, 정육면체, 정팔면체, 정십이면체, 정이십면체, 이렇게 다섯 가지 뿐이기 때문이다. 정다면체는 모양도 아름다울 뿐 아니라 희소성 때문에 신비주의적인 색체를 띠기까지 하였다.

 그리스 사람들은 정다면체를 우주로 설명한 경우도 있었다. 그들은 우주가 불, 흙, 공기, 물 네 가지 원소로 이루어져 있다고 믿었는데, 이 네 원소는 모두 정다면체의 모양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였다. 즉, 불은 정 사면체, 흙은 정육면체, 물은 정십이면체이며, 이 네 원소는 모두 정이십면체인 우주 속에 있다고 생각하였다.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정 사면체와 정 육면체, 그리고 정팔면체라는 세 종류의 정다면체만을 알고 있었다. 이집트에서 오랫동안 유학생활을 하였던 피타고라스도 여기서 이 세 가지 정다면체를 배웠을 것이다. 그런데 피타고라스학파들은 이것들 외에도 정다면체가 있는가? 를 생각하다가 정 12면체와 정20면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또한 그들은 정다면체에는 이 다섯 가지 정다면체 외에는 다른 정다면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까지 증명하였다. 피타고라스학파들이 정다면체가 오직 이 5개의 정다면체 외에는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한 아이디어는 간단하다. 그들은 정 삼각형을 면으로 하는 정다면체는 정 사면체가 된다는 사실과 한 꼭지점에 4개의 정 삼각형을 모으면 피라미드 모양이 되고 똑같은 모양을 하나 더 만들어 거꾸로 아래쪽에 붙이면 정 삼각형 8개로 이루어지는 정팔면체가 된다. 그리고 한 꼭지점에 다섯 개의 정삼각형을 모으면 정 삼각형 20개로 된 정이십면체가 된다. 그런데 만일 하나를 더하여 한 꼭지점에 6개의 정 삼각형을 모으면 어떻게 될까? 정 삼각형의 내각의 합은 60도이므로 6개를 한 꼭지점에 모으면 360도가 되어 원 위치가 된다. 즉 평면이 되어 정 다면체를 만들 수 없다. 따라서 정삼각형으로 만들 수 있는 정 다면체는 정사면체, 정팔면체, 정이십면체의 3가지뿐이다.

 이제 정 사각형으로 만들 수 있는 정다면체는 몇 개나 될까? 한 꼭지점에 3개를 모으면 정육면체가 되지만, 4개를 모으면 정 사각형의 한 내각은 90도이므로 360도가 되어 평면이 되므로 정다면체가 될 수 없다. 그러므로 정 사각형을 모아서 만들 수 있는 정다면체는 정육면체 뿐이다. 마찬가지로 정 오각형을 면으로 만들 수 있는 정다면체는 한 꼭지점에 정 오각형을 세 개 모으면 정 십이면체가 된다. 그러나 4개모이면 정오각형의 한 내각은 108도이므로 108x4=432도가 되어 볼록한 입체가 되지 않는다. 각 면에 정 육각형인 정다면체는 있을까? 유감스럽게도 정 육각형은 한 내각이 120도가 되어 한 꼭지점에 3개만 모아도 360도가 되어 입체가 되지 않는다. 이것은 정육각형을 면으로 하는 정다면체가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현대 수학자들의 상상력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그들은 꼭지점과 면이란 특성만을 이용하여 3차원이란 공간을 벗어난 정다면체의 특성을 연구하여 호몰로지라는 새로운 수학의 장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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