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달 의원의 실용주의 노선 공격
장영달 의원의 실용주의 노선 공격
  • 승인 2005.03.01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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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선의 열린우리당 장영달 의원이 다음달 2일 열릴 전당대회에서 당의 개혁정체성 확보와 전국정당화를 내걸고 당의장 선거에 출마할 것을 선언하였다. 곧이어 26일 대구를 찾은 장의원은 ‘실용주의를 가장한 기회주의와 패배주의로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고통받고 있는 국민에게 희망과 믿음을 줄 수없다’며 실용주의 노선을 걸고 나섰다.

 그가 잇따라 편 주장의 맥락을 보면 당의 정체정 확보란 바로 실용주의 타파에 다름 아닌 셈이다. 더욱이 실용주의를 기회주의와 동일시하고 일응 진보에 대한 신념과 낙관적 미래 그리고 그 치열성을 잡아먹는 패배주의를 불러 일으킨다고 자못 분노감마저 표출하고 있다. 그래서 실용주의는 응징해야 할 목표이지 결코 타협의 대상은 될 수 없을 것같다.

 이러한 장의원의 분개성 실용주의 노선 공격은 최근 당내외에서 일고 있는 자각 경향을 추스르고 정부의 집행력에서 개혁의지 이완을 경계하는 단순한 관점으로 출발하고 있지도 않은 듯하다. 그와 온도를 달리한 개혁원리주의 혹은 개혁유일주의의 첨예성과 교조적 강도까지 짚어 볼 수 있다.

 이러한 강경 개혁노선 추구는 장의원의 과거 행보와도 같은 맥의 일관성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여기에서 시발한다. 경제적으로 고통받고 있는 국민에게 희망과 믿음을 개혁 제일주의 혹은 개혁 지상주의가 무엇으로 가져다 줄 수 있다는 말인지 납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개혁 원리주의가 실용주의나 균형주의와 단절함으로써 가져올 경직성과 편집성, 적대감이나 인식의 충돌, 희생되고 등외에 떨어져 새로이 박탈과 소외의 세계에 편입하는 자들, 그리고 무엇보다 ‘아군 아니면 적’이라는 양분된 대치극을 감당해 갈 확립된 경험칙은 있는가.

 이 넓은 대명천지에, 21세기 문명시대에, 유구한 인류문명의 발달과 문화의 축적에서, 그리고 위대한 역사적 조명으로도 그러한 선례를 성공적으로 접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에 비하면 아주 작은 사건인 새만금 반대 일배삼보 행진이나 부안방폐장 설치 반대 시위 등에서 장의원의 위치는 어디인가.

 당의장 출마와 실용주의 공격이 오로지 당내의 문제일 뿐일 순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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