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헌재의 위헌판결이 있은 이상 적어도 1년 이상의 일정한 기간이라도 경과한 뒤 그에 관한 논의의 재개 여부가 결정되는 것이 상식적인 과정일테지만 폭발직전의 지역정서와 신행정수도설립에 관한 법률의 16대 국회통과때 이미 부동산 구조가 개벽돼 버린 현실에서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음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또 대통령의 공약이 위헌으로 좌절될 위기에 놓여있음으로 해서 그 권위 손상의 복원까지 달려있는 여권이 필사적으로 매달리지 않으면 안될 절실성과 광역자치단체장 전부와 기초자치단체장 대부분을 안고 있는 야당이 그 멍에를 뒤집어쓰지 않으려면 취할 수밖에 없는 외길수순의 급박함도 저항불능성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정치권과 민.관이 그렇게 한몸이 되어 일로 매진하는 모습을 목도한다는 것이 그처럼 부러울 수 없는 일이었음을 어찌하랴. 전남쪽이 정부와 야합하는지 이미 야합을 끝내 버렸는지 새만금에 군용공항을 짓겠다고 하는 건 새만금사업의 절반이상을 무용화한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는 일이다.
그러한 절박한 사태에 전북의 정치권은 한가하게 하품하는 소리를 내놓고 있을 뿐이다. 그러한 움직임이 얼마나 위험하고, 평소의 경험으로 보아 그 다음에 대포터지는 소리가 바로 나올 것임을 전혀 모르는 듯이 오히려 지역의 방어력과 긴장력만 떨어뜨리고 있으니 말이다.
우리는 더도말고 덜도말고 우리의 국회의원들이 한 목소리로 정부에다 ‘호남고속철은 천안-논산 노선이어야지 그렇지 않으면 아예 계획도 세우지 말라’, ‘그렇지 않으면 우리 모두가 사표를 내겠다’고 외쳐 주는 모습을 보고 싶다. 전남쪽이 허튼 수작하면 그건 그것대로, 충청쪽에 대부분 실속있는 부처와 기관이 다 가게 생겼으니 그것은 ‘절대로 안된다’고, 행여 충남발전에 부스러기라도 떨어질까 기대하는 멍청이는 되지 말자고 외쳐보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