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군의회에 바란다
무주군의회에 바란다
  • 무주=유정주기자
  • 승인 2005.04.03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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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주군의회가 제145회 임시회에서 태권도공원추진기획단 신설 등 기구개편을 의결하고 공유재산관리계획을 변경, 태권도공원예정부지를 104만평으로 확정한 것은 의회와 집행부 관계가 대화·협력으로 성숙해 가고 있다는 기대를 가지게 했다.

 태권도공원 유치 과정에서 집행부가 요구한 관련 예산을 삭감하면서 불거진 집행부와의 갈등으로 발목 잡는 의회, 비전 없는 의회라는 비난을 받았던 지난해와는 많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물론 태권도공원이 유치된 마당에 관련 예산을 삭감할 경우 비난의 화살이 집중될 것에 대한 정치적 득실을 계산하지 않은 것은 아니겠지만 회기를 마칠 때 웃으며 악수하는 집행부와 의회를 바라보는 군민들의 마음을 그런 기대를 갖게 했다.

 그러나 의회가 논의와 의결과정에서 민주주의에 익숙하지 못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상정한 안건을 논의할 때는 자리를 지키다 의결할 때 퇴장하는 의회들의 문화는 민주주의 원칙을 의회가 스스로를 부정하는 꼴이다.

 민주주의는 소수의 의견을 존중하지만 의결과정에서는 소수가 다수의 의견을 존중해줘야 한다.

 토론은 상대를 존중하면서 열린 마음으로 치열하게 진행돼야 하지만 자신의 의견이 관철되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을 품고 퇴장하는 것은 의사록에 자신에게 유리한 발언만 남기고 결정에 대한 책임은 떠넘기는 비겁한 행동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15년의 세월은 의회민주주의가 정착되기에 충분한 시간이라 생각하지만 무주군의회를 바라보면 답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의회의 위상은 집행부의 요구사항을 칼질하는 데서 높아지는 것이 아니다.

 의회 내 민주주적 절차가 살아 있어야 하며 의결사안은 함께 책임지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는 것이다.

 무주군의회의 성숙된 운영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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