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가구 30% 빗물 새고 곰팡이
노인가구 30% 빗물 새고 곰팡이
  • 박기홍 기자
  • 승인 2005.04.10 16: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글픈 황혼' 첫 실태 보고서
 도내 노인가구의 20∼30% 가량은 빗물이 새고 곰팡이가 피며 벽이나 기둥이 파손되어 위험한 주택에서, 그나마 임대료마저 내지 못한 채 살고 있다는 ‘서글픈 황혼’의 첫 실태 보고서가 나왔다.

 10일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고령화사회 노인주거실태와 주거의식’ 보고서에 따르면 고령화 사회의 급진전으로 노인가구가 급증하고 있으나 주택의 적절성과 접근성·과소부담 등 노인들의 주거복지지표는 바닥을 기고 있다.

 지방 소도시인 익산의 노인가구(1천호)를 대상으로 주거실태를 직접 조사한 결과 습기로 인해 곰팡이가 피어 있거나(33.0%) 빗물이 새고(18.0%), 벽이나 천정 등에 금이 가 있는가 하면(19.2%), 기둥과 벽 등 주요 구조부가 파손(16.7%)되어 있는 등 위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도내 약 5만 가구로 추산 되는 ‘노인 1인 가구’와 ‘노인부부 가구’의 경우 절반 가량이 곰팡이 피는 주택(45.4%와 39.8%)에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으며, 벽 파손(34.7%) 등 전체적인 주거복지가 더욱 열악한 것으로 밝혀졌다.

 익산지역 최저소득계층(제1분위)의 평균소득은 41만3천으로 서울의 같은 계층 소득(46만5천원)보다 10% 이상 낮았고, 이들의 주거비 부담은 무려 36.3%를 기록해 소득대비 임대료 비율이 30%를 넘어서는 ‘주거비부담 과다계층’에 속했다. 연구원은 익산지역 하위 20%의 노인가구가 주거비 부담이 과중한 계층이라고 분석, 도내 전체적으로는 2만∼3만호 가량이 ‘저소득-고부담’에 허덕이면서 최소한의 안전도 담보할 수 없는 주택에 기거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노인가구가 급증하고 있지만 일반 가구에 비해 평균 소득이 낮고, 최저생계비 미달가구가 많으며, 주택 수준도 형편이 없는 데다, 아예 주거복지 실태조사마저 전무한 것으로 밝혀져 전북도와 일선 시·군 차원의 노인 정책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도내 65세 이상 고령화 인구는 23만7천800여 명으로, 전체의 12.4%를 기록하고 있으며 임실·장수 등 6개 군 지역은 무려 20%를 웃도는 등 이미 ‘초고령화사회’에 진입한 상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