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주변 상권 붕괴 초읽기
도청주변 상권 붕괴 초읽기
  • 황경호 기자
  • 승인 2005.04.13 1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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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 이전 시 완전 초토화 예고
 “도청이 이사할 때 같이 따라갔으면 좋겠는데 그렇수도 없고 정말 눈앞이 캄캄하고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전주시 중앙동 도청 옆에서 그동안 터줏대감 노릇을 하며 20여 년 동안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58)는 “구 도심지역 상권의 위축 등에도 불구하고 도청 직원들이 있었기에 그나마 문닫을 위기를 모면하며 힘겹게 버텨올 수 있었다”며 “그러나 도청마저 떠나면 가게문를 닫아야 하는 것은 너무도 자명한 일이다”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이렇듯 전주시 중앙동 도청사 주변 상권 붕괴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그동안 구 도심지역 상권의 위축에도 지역 상권을 지탱해주었던 전북도청이 오는 6월말부터 7월초에 걸쳐 효자동 서부신시가지의 신청사로 이사를 갈 예정이기 때문이다.

 설상가상 도청이전에 따른 공동화 현상이 심화될 경우 인접지역의 타 기관과 업체들도 다른지역으로의 이전을 고려하고 있어 중앙동 상권은 완전히 초토화될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한 듯 중앙동 일대 상가들은 소금에 저린 배추의 모습으로 거의 생기를 잃어가고 있다.

 특히 주 고객이 도청 직원들이었던 한식집 등 인접지역 음식점들은 앞으로 막막해져버릴 자신들의 처지를 망연자실해 하며 생존권마저 호소하고 있다.

 중앙동에서 중국집을 운영하고 있는 강모씨(52)는 “도청이 떠나면 이 곳 상권은 완전히 죽게 될 것”이라며 “그동안 돈도 모아놓지 못했는데 앞으로 가게문을 닫게 되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그야말로 막막할 뿐”이라고 하소연했다.

 중앙동 상권의 붕괴 위기가 이같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이들 인접지역 부동산 등에는 매각을 위해 내놓은 부동산 매물이 갈수록 늘고 있다.

 하지만 정상가의 70% 수준까지 매물가가 하락하고 있음에도 정작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실정이다.

 도청 옆에서 문구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55)는 “문구점을 오래전부터 팔려고 해도 살려는 사람이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한숨지었다.

 부동산업자 최모씨(60)는 “도청 인접지역에는 가게를 팔려는 사람만 늘고 있으며 매매가를 대폭 낮춰도 사려는 사람이 거의 없다”며 “궁여지책으로 건물을 철거하고 주차장을 만들고 있는 경우가 빈발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전주상공회의소 송기태 회장은 “도청이 이전을 하게 되면 인접지역 상권의 붕괴는 시간문제”라며 “심화될 지역공동화를 해소하고 이 지역의 상권 보존을 위한 다각적인 개발대책이 하루 빨리 수립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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