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 에어로빅 동호회
무주 에어로빅 동호회
  • 무주=유정주기자
  • 승인 2005.04.14 15: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나 둘, 하나 둘, 위로~, 아래로~, 흔들고~~, 아~싸!”

 “아랫배에 힘주고~ 큰 소리로 웃어주기~ ”

 “하하~~하~~”

 무주예체문화관 신바람무예관에선 빠른 비트의 음악과 함께 하는 여성들의 한 옥타브 높은 웃음소리가 들린다.

 강부영 에어로빅 지도자와 함께 몸만들기(?)에 한창인 아주머니들은 유니폼을 살짝 밀고 나온 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따라하기에 바쁘다.

 이마에 송글송글 땀방울이 맺힌 아주머니의 얼굴에 환한 웃음이 가득하다. 

 즐겁게 웃으면서 때로는 소리치고, 뛰고, 달리고, 당기고, 흔들면서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다보면 마음이 비워지고 가슴이 후련함을 느끼게 된다.

 에어로빅은 단순히 춤의 기술을 습득하는 위한 것이라기보다 몸을 활발하게 움직임으로써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유지시켜주는 유산소 운동이다.

 에어로빅은 시간이나 운동 강도가 정해진 것은 아니다.

 몸에서 땀이 충분히 날정도(보통 2-30분)로 충분히 움직여 주는 운동이다.

 먼저 손과 다리, 목과 허리, 척추 등을 움직여 5분 정도 준비운동을 한 후 능력에 따라 15-30분 정도 에어로빅을 즐기고 정리운동을 하는 것이 좋으며 운동하는 사람의 근력이나 심폐기능에 따라 적절히 조절할 수 있다. 

 무주군의 에어로빅 동호회는 생활체육협의회을 중심으로 6개 읍·면과 노인복지회관, 남대천변, 약수터광장, 무주예체문화관 등을 중심으로 운영되며 자신들의 생활공간과 활동시간에 맞게 자유롭게 참여하고 있으며 시범단, 노인체조, 에어로빅스 등 12개 팀 55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황무지와 같았던 무주의 에어로빅 동호회는 강부영(무주. 37)씨를 중심으로 3명의 지도자의 헌신적인 노력에 의해 정착되어 가고 있다.

 도시의 댄스학원처럼 전용 연습장이 아닌 읍·면사무소나 학교의 강당을 빌려 운동하고 있다.

 그들처럼 전문적이고 다이나믹한 수준의 운동이 아니어도 에어로빅은 무주의 건강지킴이임에 틀림없다.

 고령화 사회로 이미 접어든 무주는 전체인구의 23%가 65세 이상의 노인층이다.

 생체협의 에어로빅도 노인층을 위한 배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그래서 일까?

 노인복지회관의 에어로빅은 단연 인기다. 일주일에 3번(월·수·금) 운영하는 노인체조교실에는 15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지도자의 동작을 따라하기엔 몸이 너무 느리고 숨이 차기도 하지만 마음만은 청춘이다.

 지난 해 영동 실버장기자랑에 출전한 노인팀은 특별대상을 수상했으며 춤추는 황혼의 어르신은 매일 새로운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생체협이 운영하는 시범단은 전국 체조경연대회에서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매일 경로버스를 타고 노인학교에 다닌다는 설천면의 한 할머니는 “어쩌다 일이 있어 빠지는 날에는 몸이 뻐근할 정도로 이제 많이 익숙해졌다. 한 번 뛰고 나면 몸도 몸이지만 마음이 후련하다”고 말한다.

 세계태권도공원이 무주에 유치됨에 따라 무주 에어로빅에도 태권바람이 불고 있다.

 생체협은 태권도를 테마로 한 태권로빅에 관심을 갖고 보급에 나서고 있다.

 절도 있고 강한 태권도의 품세를 누구나 따라 할 있는 부드럽고 유연한 동작으로 변형시켜 만든 것이 태권로빅이다.

 무주의 여성과 노인이 태권도에 가까워질 수 있는 새로운 붐을 태권로빅이 만들어 가고 있다.

 밤 8시면 저녁을 먹은 가족들이 손을 잡고 삼삼오오 남대천 주차장 공터로 모여든다.

 좀처럼 한자리에 어울리기 힘든 요즘 가족들과는 달리 이들은 건강과 가족의 화목을 동시에 챙긴다.

 이들에겐 스피커로 흘러나오는 음악이 아니라도 좋다.

 밤하늘에 쏟아지는 별을 이고 남대천의 물소리를 가락 삼아 몸을 움직이면 온 세상이 그들의 것이다.

 --------------------------------------------------------

<강부영 생체협 지도자>

  강부영씨가 6년 동안 생체협 지도자로 일하던 익산을 떠나 처음 무주에 왔을 때는 도시와 생활패턴이 달라 운동 장소와 시간을 잡는 것 자체도 힘들었다고 한다.

 이리저리 장소를 옮겨봤지만 두세 명만이 참석할 뿐 도무지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알고 본즉 도시와 달리 무주는 새벽보다는 저녁운동에 익숙했다는 것이다.

 저녁 8시로 시간을 정하고 전단지를 배포하고 마이크 방송으로 홍보를 하고서야 20여명을 만날 수 있었다고 한다.

 춤에 대한 보수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던 터라 에피소드도 많았다고 한다.

 학교를 빌려 운동하고 있을 때 동네 남자들 몇몇이 춤바람(?) 난 아내를 지키기 위해 강당 앞을 기웃기웃하다가 끝나기가 무섭게 아내를 데리고 집으로 갔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그 남편들이 가장 든든한 후원자로 변신했다고 한다.

 강씨는 “지도자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생체협의 지속적인 지원으로 에어로빅이 무주의 건강지킴이로 자리 할 수 있었다”고 공을 돌린다.

 옛 공직자들이 울고 왔다 울고 간다는 무주!

 강씨도 그들처럼 울고 들어왔지만 울고 갈 수는 없게 됐다.

 무주에 와서 결혼하고 정착하게 됐기 때문이다. 한 때 이방인이었던 그녀가 무주 토박이들 보다 더 무주를 사랑하게 된 것이다.

 “무주가 제2의 고향이 되어버렸다. 무주의 건강지킴이로서, 체조의 전도사로서 평생 함께 하고 싶다”고 말하는 그녀의 입술엔 행복이 묻어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