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불타는 30만평
와∼ 불타는 30만평
  • 남원=양준천기자
  • 승인 2005.05.19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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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바래봉 철쭉꽃 만개 '인산인해'
 해마다 5월이면 바래봉에 꽃바다가 출렁인다!

 花(화)들짝! 花(화)사하게! 花(화)드러지게! 바래봉 철쭉꽃이 만개하여 연분홍빛 꽃 바다를 이루워 전국 각지에서 온 탐방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아흔 아홉 굽이 여원재 고개를 올라서면 넓은 고원이 눈앞에 시원하게 펼쳐진다.

 바로 여기가 지리산으로 치오르던 땅줄기가 한차례 숨을 돌리며 쉬어가는 고원지대 운봉읍이다.

 큰 호흡 한번 하고 동쪽으로 눈길을 주면 붉게 타오르고 있는 백두대간 지리산 자락의 바래봉 철쭉이 연분홍빛으로 변해 붉게 타오르고 있다.

 지리산 철쭉은 4월 하순 남원시 아영면 봉화산에서 시작되어 전국제일의 철쭉 군락지로 꼽히는 운봉읍 바래봉으로 철쭉 ‘불꽃’이 번져와 피기 시작한다.

 올 철쭉은 적당한 온도와 습도로 인하여 그어느 해 보다도 예쁘게 피어 등산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철쭉은 해발 500m의 축산연구소 면양목장에서 시차를 두고 피기 시작해 바래봉(1,165m)까지 피어올라 화려한 자태를 뽐내며 30만평에 이르는 꽃 바다를 이루어 5월 한달 내내 등산객들의 마음을 연분홍빛으로 흥건하게 적신다.

 철쭉 향기에 흠뻑 취해 산을 오르다 흐르는 땀방울을 그늘에 앉아 훔치다 보면 지리산에서 사고로 생을 마감한 고정희 시인의 ‘세석고원 구릉에 파도치는 철쭉꽃/ 선혈이 반짝이듯 흘러가는/ 분홍강물 어지러워라/ 이마에 흐르는 땀을 씻고/ 발아래 산맥들을 굽어보노라면 역사는 어디로 흘러가는가’라는 싯구를 떠오르게 한다.

 바래봉 철쭉은 붉고 진하며 사람이 잘 가꾸어 놓은 듯 산 전체가 하나의 정원을 연상시킨다.

 또 높고 사계가 뚜렷해 색상이 화려할 뿐만 아니라 향기가 진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지리산을 잘 아는 사람들은 세석평전보다 바래봉의 철쭉을 우선으로 친다.

 철쭉은 멀리서보면 전체가 붉게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붉은 색과 노란색, 연분홍색, 흰색 등 그 색이 다양하다.

 이중에서 붉은 색과 연분홍색 빛깔이 지리산 철쭉의 원조로 알려져 있다.

 바래봉이란 이름은 봉우리의 모양이 스님들의 밥그릇인 바리때를 엎어놓은 모습과 비슷하여 붙여졌다고 한다.

 정상에 서면 장엄한 지리산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며 천혜의 요새로 숱한 역사의 질곡속에서도 전화를 입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바래봉은 발길이 닿지 않았던 길지(吉地)로 정감록에서 10승지의 하나로 꼽았던 곳으로 ‘어진 정승과 훌륭한 장수가 나서 가히 몸을 오래 보존할 수 있는 곳’이라고 적고 있다.

 바래봉 등산을 마치고 나서 가볼만한 데가 많은 곳이 또한 운봉이다.

 고려말(1380년)이성계가 삼남을 휩쓸며 약탈을 일삼던 왜구를 물리친 것을 기념하기 위한 황산대첩비지와 인월 방면으로 가면 왜장 아지발도가 이성계와 이지란의 화살에 맞아 죽을 때 흘린 피의 흔적이 남아 있다는 전설의 피바위가 지금도 뚜렷하게 남아 있다.

 화수리 비전마을에는 판소리 동편제의 탯자리인 만큼 창시자인 가왕 송홍록과 여류명창 박초월의 생가를 둘러볼 수 있으며 남성적이면서도 쇠망치로 내려치는 듯한 시원한 동편제 소리가 들려옴을 느낄 수 있다.

 또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신라 흥덕왕 3년(828)에 창건된 구산선물의 선종 실상사가 자리잡고 있다.

 정유재란 당시 남원성이 함락되면서 불타버린 뒤 숙종 16년(1690)36동의 건물을 다시 세웠으나 고종 때 다시 불에 타고 현재는 국보 10호인 백장암 3층 석탑을 비롯 보물로 지정된 수철화상 능가보월탑과 탑비, 증각대사용료탑과 답비, 3층석탑, 철제여래좌상 등이 남아 있다.

 이밖에 가볼만한 관광 명소로는 남원의 오랜 역사가 말해주듯 광한루원, 정유재란때 남원을 지키다 순화한 군관민 영혼을 합장한 만인의 총, 고 최명희선생의 혼불 집필자료를 전시한 혼불문학관, 임권택감독이 춘향뎐을 촬영한 춘향테마파크 등이 외래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운봉애향회장 최진회 인텨뷰

 운봉애향회 최진회(71세)회장은 그 어느 해보다도 화사하고 어여쁘게 핀 철쭉을 구경하기 위하여 운봉 바래봉을 찾는 관광객 및 등산객을 맞이하느라 분주하다.

 최회장은 “운봉 바래봉은 최고의 철쭉 군락지로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져 수많은 등산객이 꽃을 보기 위해 운봉을 찾는다면서 편안하게 관광을 하고 다녀갈 수 있도록 편익 도모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회장은 “봄에는 철쭉꽃으로 여름에는 시원한 계곡과 푸르름, 가을에는 30만평에 이르는 억새풀, 겨울에는 설경으로 산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며 “바래봉을 사계절 관광지로 개발, 전국 최대 관광명소로 키워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산행 길잡이

 제1코스: 바래봉 주차장-목장길-바래봉-팔랑치-세걸산/4시간(왕복)

 제2코스:산덕마을-팔랑치-바래봉-목장길-바래봉주차장/3시간

 제3코스:정령치-세걸산-팔랑치-바래봉-목장길-바래봉주차장/6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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