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창한 숲속 웅장한 99칸집
울창한 숲속 웅장한 99칸집
  • 정읍=김호일기자
  • 승인 2005.06.30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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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민속자료 제26호 정읍 김동수 가옥
 7월에 들어서면서 주5일 근무제가 본격 시작됐다.

 우리의 옛 한옥을 보며 정취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현지를 찾아보았다. <편집자 주> 

 산업화에 밀려 오랫동안 전해져 온 우리의 전통 모습 그 자체가 사라져가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선현들의 옛 생활을 그곳에 가면 만날 수 있다.

 흔히 99칸집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중요민속자료 제26호 정읍 김동수가옥이 바로 그 곳이다.

 정읍시내에서 칠보를 거쳐 산외면 방향으로 가다보면 면소재지 못미쳐 왼쪽으로 오공리 공동마을이 보인다.

 이 곳에서 하천 뚝을 따라 500여m 들어가 다리 하나를 건너면 마을 전면에 포근하게 자리하고 있는 이 가옥을 만날수 있다.

 이 가옥은 김동수씨의 6대조인 김명관이 10년에 걸친 공사를 통해 지난 1784년에 건립하였다고 하는데 집터는 창하산을 배경으로 앞에는 섬진댐의 맑은 물이 흐르고 있어 전형적인 배산임수의 터전에 자리한 주거용 건물이다.

 가옥 주위의 창하산은 그 모양이 지네를 닮았다고 하여 인근에서는 이산을 가리켜 지네산이라고도 부른다. 김동수가옥이 지네명당터에 자리하고 있다는 풍수설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또한 이 집을 지을 때 대문을 중심으로 왼쪽으로 40 그루, 오른쪽으로 26 그루의 느티나무를 반달형으로 심었으며, 특히 왼쪽은 지네산까지 연결되도록 하였다는 것.

 이 나무들은 현재 40여그루가 남아 있는데 여름철이 되면 그 은성한 숲으로 인하여 장관을 이루며 마을은 온통 이 숲속에 파묻히고 만다.

 그런데 이렇게 온 마을이 숲에 가려지도록 나무를 심은 까닭은 풍광을 돕기 위한 목적보다는 지네는 습지에서 사는 동물이므로 이를 숲으로 가려주어야 한다는 풍수적인 관념 때문이라고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동서 65m, 남북73m의 장방형 담으로 둘러져 있는 가옥 내에는 여러동의 건물이 배치되어 있는데 안채는 동서면을 향하여 세워져 있는게 특징이다.

 특히 바깥 행랑채의 소슬대문을 들어서면 그 균형미가 넘치며 건축미 또한 소박하면서도 세련되고 아름다운 사랑채가 보이는데 이 건물은 조선시대 사랑채 건물로서는 전국에서도 그 빼어난 모습이 으뜸이라 한다.

 이 사랑채를 지나 안 행랑채 대문을 들어서면 대청을 중심으로 좌우로 방을 두고 있으며 좌우 전면의 돌출된 부분에 부엌을 배치한 특이한 평면의 안채가 있다.

 안채의 서남쪽으로는 안사랑채가 있는데 입향조인 김명관이 본채를 지을 때 그 자신과 목수들이 임시로 거처하기 위하여 지은 건물이라 한다.

 또 안채의 동북쪽에는 조상의 위패를 모시는 작은 사당이 하나 있다.

 이 가옥의 주위에는 8채의 호지집(노비집)이 있었으나 지금은 두 채만 남아 있다.

 이에따라 정읍시는 전통모습이 가득한 거대한 규모의 김동수가옥을 체험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유성엽시장은 이 가옥을 한국가구박물관(관장 정미숙)과 협약을 통해 전통고택 숙박체험 시설로 활용하고 가옥내에는 우리나라 고가구를 전시해 이곳을 찾는 탐방객에게 체험과 함께 다양한 볼거리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주변 토지를 매입해 조경을 실시하고 주차장과 화장실 등 각종 편의시설을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김동수가옥에서 전통 생활체험을 마치고 인근 태산선비문화권 중요 유적을 들러보면 그 의미가 배가 될것이다.

 이어 조선말 서원 철폐령에도 불구하고 도내에서 유일하게 훼철되지 않고 보존되어 온 유서깊은 무성서원을 찾아 구한말 면암 최익현선생이 일제의 침략으로부터 나라를 구하고자 의병을 일으킨 바로 그 현장에서 구국의 뜻을 되새겨 보는것도 큰 의미가 있을것이라는 유시장의 조언이다.

 유시장은 “신라말 고운 최치원 선생이 이 고장 태산군수로 부임하여 8년 동안 재임하면서 선정을 베풀고 연못가를 소요하며 풍류를 즐겼다”며 “호남제일의 정자로 널리 알려져 있는 피향정의 연꽃 향기속에 흠뻑 빠져보는 것도 멋진 추억거리가 될 것”이라며 정읍에 오면 꼭 들러볼만 한 곳이라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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